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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세피난처로 잘 알려진 버진아일랜드에 재산을 은닉한 한국인 명단이 일부 공개됐다.
비영리 독립언론 뉴스타파는 22일 “전 경총 회장인 이수영 OCI 회장 부부를 포함해 한국인 245명이 조세피난처에 페이퍼컴퍼니를 설립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뉴스타파는 이 회장 부부 이외에 조중건 전 대한항공 부회장의 부인 이영학씨, 그리고 조욱래 DSDL(옛 동성개발) 회장과 장남 조현강씨도 페이퍼 컴퍼니 설립자로 확인됐다고 발표했다.
뉴스타파는 이날 오후 2시 서울 중구 태평로 프레스센터 전국 언론노동조합 대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제탐사보도언론인협회(ICIJ)와의 공동 취재 결과를 발표했다.
뉴스타파는 “이들 이외에 주소 등으로 본인 여부를 확인한 것도 20여명”이라며 “특히 245명의 명단 가운데는 이름만 대면 알만한 재벌 총수와 총수 일가 등 사회 지도층 인사들이 상당수 포함돼 있다”고 밝혔다.
추가 확인 작업을 거쳐 이들의 명단이 공개될 경우 상당한 파장이 예상된다.
뉴스타파는 오는 27일 재계 임원 등이 포함된 2차 명단을 발표하는 등 매주 한두차례씩 조사 결과를 공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뉴스타파의 조세피난처 한국인 페이퍼컴퍼니 보유 내역 공개에 따라 역외탈세 조사를 통한 세수 확보에 주력하고 있는 국세청의 세무조사도 탄력이 붙을 것으로 보인다.
뉴스타파의 발표에 따르면 이수영 OCI 회장과 부인 김경자 OCI 미술관 관장은 2008년 4월 28일 영국령 버진아일랜드에 ‘RICHMOND FOREST MANAGEMENT LIMITED’라는 회사를 설립한 것으로 조사됐다.
조중건 전 부회장의 부인 이영학씨도 역시 영국령 버진아일랜드에 2007년 6월 19일 ‘Kapiolani Holdins Inc’를 설립했고, 조욱래 DSDL 회장과 장남은 같은 해 3월 15일 같은 곳에 ‘Quick Progress Investment Inc’를 세웠다.
이번에 공개한 명단은 조세피난처에 페이퍼컴퍼니 설립을 대행해주는 ‘포트컬리스 트러스트 넷(PTN)’과 ‘커먼웰스 트러스트(CTL)’ 내부 자료에 담긴 13여명의 고객 명단과 12만2,000여개의 페이퍼컴퍼니에 대한 정보 분석을 통해 확인됐다고 뉴스타파는 밝혔다.
뉴스타파측은 “확인된 245명 가운데 버진아일랜드와 쿡 아일랜드 등 조세피난처에 페이퍼컴퍼니를 설립하면서 한국 주소를 기재한 사람은 159명, 홍콩이나 싱가포르 등 해외 주소를 기재한 사람은 86명이었다”고 말했다.
또 “이들이 조세피난처에 법인을 설립한 것은 1995년부터 2009년에 걸쳐 있다”며 “2000년대 중반에 증가하는 추세를 보였으며 2007년 금융위기를 전후해 페이퍼컴퍼니 설립이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다”고 덧붙였다.
/디지털미디어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