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하반기 미국 경기 회복기대 솔솔

경기침체 전망·금리인하에도 달러 강세<br>외환 딜러들 "상반기가 바닥" 매수 가담<br>최근3개월 유로·파운드에 5% 강세행진<br>미국 국채수익률 상승도 낙관 전망 힘실어


강추위가 맹위를 떨치는 한겨울에도 봄을 기다리며 씨앗을 뿌리는 사람들이 있다. 바로 국제외환시장의 딜러들이다. 미국 경제가 지난해 12월 또는 올초에 경기침체에 진입했다는 분석이 나오고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짧은 기간에 기준금리를 1.25%포인트나 대폭 인하하는데도 최근 3개월 사이에 미국 달러화는 유로ㆍ파운드 등 주요 통화에 대해 5% 정도 강세 행진을 이어가는 이상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미국의 단기금리가 하락하고 경기가 악화되면 외환시장에 차익거래(arbitrage)의 틈새가 커지고 그 결과로 달러가 하락하는 게 지금까지의 시장 이론이었다. 하지만 지난해 말 이후 달러가 강세기조로 전환한 것은 외환 딜러들이 미국 경제가 상반기에 바닥을 치고 하반기에 회복할 것이라는 믿음에 베팅하고 있기 때문이다. 경제가 건실하면 그 나라의 통화는 강세로 간다. 미국의 경기침체가 완만한 곡선을 그리며 상반기 중에 바닥을 치고 하반기에는 일어선다는 시나리오가 달러 강세 기조를 형성하고 있는 것이다. 지난해 11월만 해도 1유로가 1.5달러로 교환됐지만 최근에는 1.45달러와 교환될 정도로 달러화는 강세를 보이고 있다. 미국 시장에 대한 불안감으로 엔캐리 트레이드가 빠른 속도로 청산되고 있지만 엔화에 대해서도 달러는 지난해 말 105엔을 바닥으로 미세하게나마 고개를 들고 있다. 12일 파이낸셜타임스(FT)는 “최근 외환시장의 딜러들이 통화간 금리차이보다는 앞으로의 경제성장 가능성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며 “외환 딜러들이 금리가 낮은 달러를 팔기보다는 미국 경제가 조만간 회복될 것이라는 믿음에서 달러 매수세에 가담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마크 챈들러 BBH 외환전략가는 “유럽중앙은행(ECB)이 경제성장보다는 인플레이션 방지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반면 FRB가 과감한 금리인하를 통한 경기부양 카드를 선택함으로써 외환시장에서 미국정부의 경기회복에 대한 의지를 확인시켜주는 효과를 내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와 관련,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은 11일(현지시간) 의회에 제출할 2008년 대통령 경제 보고서를 공개하면서 “미국 경제가 지금 불확실성의 시대를 겪고 있다”며 “장기적으로 견고하다는 점에 확신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외환시장은 부시 대통령의 확신을 따르고 있는 것이다. 또 미국만이 경기침체에 빠지고 다른 나라에는 영향이 없을 것이라는 이른바 디커플링(decoupling) 현상에 대한 믿음이 깨지면서 달러의 일방적 하락이 멈추고 반등세로 돌아서고 있다고 FT는 분석했다. 디커플링 이론의 오류를 증명하는 사례로 캐나다 달러화가 최근 3개월새 미국 달러화 대비 9%나 떨어졌다는 점을 들 수 있다. 또 중국 등 아시아 국가들이 최근 몇 년 사이에 달러 비중을 줄이다가 최근 들어 달러 자산을 매입하고 있는 것도 달러 강세의 배경이 된다. 제프리 유 UBS 외환전략가는 “최근 중국 국부펀드의 미국계 사모펀드 투자에서 보듯 아시아 국가의 이런 투자경향은 미 달러화 회복을 돕고 있다”고 분석했다. 한편 블룸버그통신는 미국 국채(TB) 수익률 추이를 근거로 오는 11월 대선 이전에 미국 경제가 성장세로 반전할 가능성이 높다고 예측했다. 최근 5년 만기 TB 수익률이 2년 및 10년 만기 수익률 평균치에 비해 낮은 수준에서 반등하고 있는데 과거 경기침체 때도 이 같은 움직임이 나타난 후 9개월 정도 지나 경기가 성장세로 복귀했다는 것. 제임스 카론 모건스탠리 애널리스트는 “5년 만기 수익률이 지난 1월22일 이후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며 “이런 현상은 경기침체기였던 2001년 이후 처음이며 그때를 살펴보면 11월께 경기가 살아난다는 결론이 나온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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