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2단계 구조조정] 은행.기업 체력보강 64兆 수혈

정부의 구조조정작업이 2단계에 들어갔다. 부실금융기관과 부실기업을 정리하는 1단계 수술을 마무리 짓고 살아남은 금융기관과 기업의 체력을 강화하는 작업에 착수한 것이다. 2단계작업의 골격은 국민의 세금을 투입해 부실은행을 클린뱅크로 만들고 이를 바탕으로 실물경제를 회생시킨다는 내용이다. 그러나 정부의 지원규모나 내용은 한정된 재원과 날로 악화되는 국제경제여건을 고려할 때 일면 불가피한 측면도 있으나 충분히 부실을 털어내지 못해 추가적인 국민부담을 초래할 가능성도 있다는 지적이다. ◇2단계 구조조정의 골격=2단계작업의 중심은 우량한 금융기관을 탄생시키는데 모아지고 있다. 이달중 공적자금 21조원을 투입해 금융기관의 부실채권(9조1,000억원)을 매입해주고 인수은행과 합병은행의 증자(12조원)를 지원키로 했다. 내년 상반기까지 기존지원분 14조원을 포함해 부실채권매입과 증자지원(예금대지급포함)에 64조원이 투입된다. 여력이 생긴 금융기관(은행)들이 기업개선작업(Work-out)작업 등을 통해 실물부문을 지원토록 하고 이를 바탕으로 내년부터 본격적인 경제회생작업에 들어가 내년하반기부터는 우리 경제가 본격적인 회복국면으로 들어가도록 한다는 복안이다. 5대그룹의 구조조정방안이 확정되는 12월까지 기업구조조정의 대강을 끝마칠 방침이다. ◇2단계 구조조정 조기착수 이유=금감위 당국자는 『더이상의 인위적인 금융기관 퇴출은 없을 것이다』고 밝혔다. 재경부 관계자는 『경제위기가 전세계적으로 확산되는 가운데 구조조정에 따른 신용경색이 지속될 경우 우리 경제가 아예 회복하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일단 인위적인 구조조정을 중단하고 구조조정과정에서 나타난 신용경색을 해소해 우리경제의 생존기반부터 마련하자는 취지다. 돈이 돌지않는 신용경색현상이 발생한 이유는 크게 두가지다. 첫번째가 국제결제은행(BIS)기준 자기자본비율을 맞추기 위해서다. 두번째가 어느기업이 망할지 몰라 돈을 주기 힘들었다. 정부의 재정자금투입으로 BIS 비율에 대한 염려가 줄게 된다. 또 합병·인수은행의 경우 12%안 의 높은 BIS비율을 달성하게 된다. 여력이 생김에 따라 부채탕감 등을 통해 기업개선작업에 적극적으로 나설수 있게 되고 기업들도 재무구조개선에 따라 기업내용이 양호해진다. 신용경색에 따른 기업부도, 은행부실화의 악순환이 차단되고 선순환으로 돌아설 가능성이 생긴다는게 정부의 기대다. ◇지원규모는 충분한가=정부는 금융구조조정에 사용할 64조원을 부실채권매입에 32조5,000억원, 증자및 예금대지급에 31조5,000억원씩 사용키로 했다. 정부가 내년 상반기까지 매입할 부실채권의 총규모는 장부가 기준으로 76조~86조원규모다. 정부는 당초 금융구조조정예산을 책정할 때 올해말 부실규모를 118조원으로 책정했다. 60~70%수준을 매입해 주는 것으로 30~40%의 부실채권이 남아있고 협조융자 워크아웃기업의 추가부실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정부의 부실채권매입규모가 감소할 경우 은행은 부실채권매각에 따른 자본잠식규모가 줄어들고 이에 따라 필요한 증자규모도 감소한다. 결과적으로 부실을 정리하지 못하고 일부 껴안고 가면서 증자도 필요규모보다 적게하는 셈이다. ◇부실재연가능성 남아있다=세금을 무한정 거둘 수 없는 예산상의 제약속에서 부실을 정리하다 보니 부실이 재연될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도 높다. 5개퇴출은행에 대한 자산실사결과 부채규모가 자산보다 9조원이상 많은 것으로 최종 확정됐는데 정부는 손실보전예산으로 5조8천억원만 책정했다. 또 퇴출은행을 인수한 국민은행 등 5개은행에 대한 1조3,000억원의 증자도 1.5%의 저리 예금보험공사채권으로 참여키로 했다. 5개인수은행은 우량은행이 되기보다는 동반부실화의 가능성을 염려하고 있다. 속칭 우량은행마저 부실화될 경우 클린뱅크를 만들어 구조조정을 조기에 완료하겠다는 정부의 구도가 무너지고 금융경색이 재연될 소지가 높고 국민들이 다시 구조조정재원을 추가로 부담하는 최악의 가능성도 배제하기 힘든 상황이다. ◇은행들이 나설수 있게 해야 한다=국민부담으로 모든 부실을 치유할 수는 없는 일이다. 은행 스스로 경영합리화를 통한 이익증대, 외자유치 등 증자노력으로 필요재원을 마련토록 하는 한편 이를 위한 여건도 조성해줘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 간접세 인상으로 서민들이 구조조정비용을 더 많이 부담하는 구조조정부담의 역진성을 고려해 각종 수수료의 현실화와 자율적인 은행경영체제 확립을 통해 은행거래의 수혜자들이 구조조정비용을 더 많이 부담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지적이다.【최창환 기자】 <<일*간*스*포*츠 연중 무/료/시/사/회 텔콤 ☎700-9001(77번코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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