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삼성전자 '통큰 배당' 나서나

현대차·삼성重 이어 "내년 주주환원 정책 발표"<br>배당 확대 기대로 매수세 늘어 주가 4%대 급등


삼성전자(005930)가 내년 초에 주주환원 정책을 내놓는다.

시장에서는 삼성전자가 지난 2007년 이후 맥이 끊긴 자사주매입보다는 연말 배당금액 확대에 나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에 따라 그동안 기업가치에 비해 낮은 배당수익률 때문에 외국인 투자가로부터 저평가 받아왔던 삼성전자의 투자 매력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게다가 최근 현대차(005380)·삼성중공업·NAVER(035420) 등 대기업들이 잇따라 주주친화 정책을 펴고 있는 가운데 국내 증시 대장주인 삼성전자마저 배당 확대 대열에 동참할 경우 다른 대기업들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이명진 삼성전자 IR그룹장(전무)은 30일 3·4분기 실적 발표 후 가진 컨퍼런스콜에서 "주가가 큰 폭의 약세를 기록하는 것에 대해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제반 사항을 고려해 내년에 주주환원을 고려하고 있으며 그 결과는 4·4분기 실적발표 때 얘기하겠다"고 밝혔다.

삼성전자의 부진한 실적에 투자자들이 실망하면서 주가가 크게 떨어진 가운데 배당이나 자사주 매입 등 주주환원 정책을 통해 주주들의 불만을 달래겠다는 방침을 밝힌 것이다.


주가는 즉각적으로 반응했다. 삼성전자는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전날보다 4.51%(5만1,000원) 오른 118만1,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하루 주가상승폭 4.51%는 지난해 8월13일(4.71%) 이후 1년2개월 만에 최고치다. 삼성전자는 3·4분기 실적부진에도 불구하고 전날(3.57%)에 이어 이틀 연속 큰 폭으로 올랐다. 삼성전자 스스로 배당 확대와 같은 주주 친화정책을 내놓겠다고 한 데 대한 기대감이 반영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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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현우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통상 4·4분기 실적발표 때 연말 배당 등 주주정책을 내놓기 때문에 이날 발표가 새로운 것은 없었다"면서 "다만 3·4분기 실적발표 자리에 주주환원 관련 언급을 한 것은 이례적인 일이며 시장에서는 배당 확대 쪽에 무게를 두면서 매수세가 몰린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실제 삼성전자 측에 줄기차게 배당확대를 요구해온 외국인은 이날 2,061억원어치 주식을 쓸어담았다. 이는 3월27일(2,143억원) 이후 가장 큰 금액이다.

임노중 아이엠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삼성전자는 7월 말에 전년과 같은 수준의 중간 배당을 결정하면서 한창 물올랐던 배당확대 기대감에 찬물을 끼얹은 적이 있다"면서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회사에서 주주환원을 검토하겠다고 밝힌 만큼 이번만은 다를 것으로 보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삼성전자의 주주친화 정책에는 어떤 내용이 담길까. 시장에서는 자사주 매입보다 연말 배당금 확대에 무게를 두고 있다. 주가 부양을 목적으로 활용되는 자사주 매입은 배당과 함께 대표적인 주주친화 정책으로 꼽힌다. 하지만 삼성전자는 2007년 1조8,200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매입한 후 지금까지 한 차례도 자사주를 사들인 적이 없다. 반면 보통주와 우선주에 대한 중간배당과 연말 배당은 꾸준히 해왔다. 2010년 1조4,970억원, 2011년 8,270억원, 2012년 1조2,070억원, 2013년 2조1,570억원 규모였다. 하지만 시가배당률로 환산하면 사실상 1%를 크게 벗어나지 않고 있다. 같은 기간 시가배당률은 0.4%에서 1.07% 사이를 오갔다. 삼성전자가 7월 말 중간배당금액을 전년과 500원 수준으로 유지한다고 밝힌 만큼 배당을 늘릴 경우 2014년 말 배당금액을 늘릴 가능성이 높다.

삼성전자의 배당확대는 국내 증시에는 호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이미 현대차·삼성중공업·NAVER 등 최근 대기업들이 잇따라 배당확대와 자사주 매입과 같은 주주친화 정책을 펴겠다고 밝혔다. 여기에 대장주인 삼성전자가 이 대열에 동참할 경우 포스코를 비롯한 금융지주사 등 외국인 지분 비율이 높은 시가총액 상위 종목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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