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피정(수도원 등에 가서 조용히 자신을 살피고 기도하며 지내는 일)을 할 때 기도하면서 너무나 많은 이야기를 합니다. 그래서 하느님이 우리에게 말씀하실 시간을 내드리지 않습니다. 제가 진행하는 침묵치유피정 중에는 조금만 말하고 하느님의 말씀을 주로 듣습니다. 침묵 가운데 하느님이 말씀하시기 때문입니다."
전세계를 돌며 침묵치유피정을 주관하고 있는 안토니오 사지 빈첸시오(37ㆍ사진) 신부가 세계에서 처음으로 자신의 책 '아주 특별한 순간(바오로딸 펴냄)'의 번역ㆍ출간을 허락한 우리나라를 방문했다.
6년째 해마다 한국을 찾고 있다는 안토니오 신부는 "침묵치유피정은 개인의 회심(回心ㆍ과거의 생활을 뉘우쳐 고치고 신앙에 눈을 뜸)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며 "사람들의 회심은 하느님의 말을 듣고 성경적 행동을 실천함으로써 가능하다"고 말했다.
2006년 인도 케랄라에서 빈첸시오회 수도회 사제로 서품된 안토니오 신부는 최근 한국에서 불고 있는 힐링 열풍과 관련해 "힐링은 전세계적 현상이지만 한국에서 유독 심하다"면서 "가정생활에서의 어려움이 누적된 탓이 크다"고 말했다.
그는 "회심은 하느님의 말씀을 듣고 성경적인 삶을 실천함으로써 가능해진다"며 "회심은 가장 중요한 치유방법"이라고 말했다. 그는 "사람들의 머리를 채우기 위해서는 지식에 관한 강론을 해야 하지만 침묵치유피정은 머리로 지식을 전달하는 것과는 다른 문제"라며 "책에서는 마음과 마음이 소통하는 것에 대해 얘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예수님은 사도들에게 먼저 복음을 전하고 병자를 치유하며 마귀를 쫓아내라는 세 가지 임무를 주셨다"면서 "먼저 복음을 선포하고 사람을 치유하라고 하신 이유는 하느님의 말씀에 감화되면 다른 두 가지는 저절로 따라오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안토니오 신부는 2일 오후7시 강원도 춘천시 죽림동 주교좌성당에서 치유미사를 집전하고 5~10일에는 경기도 의왕시 아론의집에서, 11~16일에는 부산 성분도 은혜의집에서 침묵치유피정을 집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