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호주 자산운용사 유치 팔 걷었다

정부·서울시·국민연금, 헤이스팅스 등 4~5개사 잇단 접촉<br>시드니서 합동 설명회<br>투자 저변확대·고용창출 효과


정부와 서울시가 손을 잡고 호주 자산운용사의 국내 유치에 발벗고 나섰다.

2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ㆍ서울시ㆍ국민연금 등은 호주 자산운용사 헤이스팅스 펀즈 매니지먼트(Hastings funds management)의 국내 유치를 위해 21일부터 1주일간 호주 시드니 현지에서 합동 유치설명회(IR)를 갖고 있다. 국내 진출을 저울질하는 헤이스팅스를 대상으로 정부와 지자체ㆍ국민연금이 함께 나서 적극 유치에 나서면 투자결심을 굳히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지난 1993년 수익성 악화 등을 이유로 한국 시장을 떠났던 인프라전문 자산운용사 헤이팅스는 20년 만에 다시 한국 진출을 저울질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설명회 직후에는 헤이스팅스와 우리나라 진출을 위한 양해각서(MOU) 체결도 예정돼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익명을 요구한 정부의 한 관계자는 “호주의 자산운용사 유치를 위해 추석연휴가 끝나자마자 금융 당국과 서울시ㆍ국민연금 등이 합동으로 호주 시드니 등에서 현지 설명회를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호주 금융기관 유치를 위해 정부가 지자체와 국민연금 등과 합동으로 유치설명회를 갖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이 관계자는 “호주 금융기관을 대상으로 정부와 지자체ㆍ국민연금이 함께 유치 설명회를 나간 것은 사실상 처음”이라고 말했다.


정부와 지자체ㆍ국민연금은 이번 설명회 기간 동안 헤이스팅스 외에도 4~5개 자산운용사와 잇따라 접촉해 국내 유치를 적극 타진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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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자본시장은 2000년대 초반까지 내수를 기반으로 급속 성장해오면서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자 이후부터 글로벌 진출을 적극 모색하고 있다. 특히 한국과 호주 간 교역량이 매년 꾸준히 증가하면서 호주 은행들도 국내 진출을 모색하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어 헤이스팅스 등 호주 금융기관의 유치 가능성이 어느 때보다 높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유치 설명회에서 금융감독 당국은 국내 자본시장 현황과 감독규제 시스템 전반에 대해 설명하고 외국 투자가에 대한 역차별에 대한 오해를 불식시킬 계획이다. 최근 맥쿼리 자산운용이 매트로 9호선에 투자했다가 서울시와 마찰을 빚으면서 지분을 강제 매각당한 후 일부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한국의 법적 안정성이 취약하다’는 우려를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설명회에서는 국민연금은 500억~1,000억원에 달하는 위탁자산을 일임하는 카드로 헤이스팅스펀즈의 국내 유치를 설득할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시도 여의도 IFC건물 입주시 임대료 할인 등의 혜택을 내세워 헤이스팅스를 설득할 계획이다.

호주 현지에서도 유치설명회에 지대한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 관계자는 “국민연금과 국부 펀드인 한국투자공사(KIC)가 보유하고 있는 위탁운용 자산만도 300조원이 훨씬 넘는다”며 “호주 정부도 상당한 관심을 보이고 있어 긍정적인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호주 금융기관 가운데서는 ANG은행과 맥쿼리은행ㆍ맥쿼리증권ㆍ맥쿼리자산운용 등 4곳이 국내에 진출해 있고 AMG와 맥쿼리은행은 지점 형태로 들어와 있다. 맥쿼리증권과 자산운용은 현지법인 형태로 영업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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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홍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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