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 상임위의 예산심의 결과를 보면 가관이다. 예산안 심의라기보다 선심성 끼워넣기 경쟁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국토교통위는 예산소위 심의 단 하루 만에 지역민원성 예산을 2조3,000억원가량 끼워넣었다. 사업타당성이 낮아 2억원만 배정한 전남 보성~목포 고속철도 사업에는 민주당 요구대로 600억원이나 배정했다. 반대로 새누리당 쪽이 요구한 동두천~연천 전철화 사업에는 200억원이 반영됐다. 전철화 사업의 타당성이 부족하다는 감사원의 지적따위는 안중에도 없다. 국정원 개혁방안을 두고 극한대치를 벌이면서도 예산 부풀리기에는 여야가 어쩌면 이렇게 한통속인지 기가 막힌다.
나라살림은 지역구 챙기기 경쟁을 할 만큼 여유롭지 않다. 내년까지 7년 연속 적자예산이다. 새해 예산안은 이제 예결위 관문만 남았다. 예결위는 각 상임위가 부풀린 꼴불견 선심예산부터 걸러내야 한다. 타당성과 시급성이 떨어지는 사업마저 묵인한다면 예결위의 책임과 임무를 방기하는 일이다. 동료 의원에게 욕먹을 각오부터 단단히 다져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