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외부호재 봇물만나 이총재] 마냥 즐겁지만은 않다

한나라당 이회창 총재의 내부전선은 이상없나.한마디로 비온뒤 맑다가 다시 비오는 형국으로 李총재는 시시각각 표정관리에 신경써고 있을 것으로 보인다. 죽을 맛은 아니나 그렇다고 해서 휘파람을 계속 불 수 없을 상황이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호박이 덩쿨째 굴러들어오듯 외부적인 호재가 많아 즐거운데도 불구하고 비주류들과의 갈등설이 여전히 당안팎에서 나오는 등 내부적 요인으로 인해 李총재는 그렇게 즐겁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 이한동 부총재 등 비주류들의 최근 행보를 보면 총재단회의에 불참하는 횟수가 늘고 있는데다 어떤 비주류는 아예 당사에 나오지 않기 때문이다. 정가일각에서 내각제 신봉자로 알려진 비주류 보스가 국민회의 전당대회전 입당한다는 얘기도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먼저 李총재는 의풍, 화풍 등 대여공세꺼리가 즐비하게 나왔을 때 당을 장악하기 위해 대여공세의 고삐를 늦추지 않는 모습이 역력했다. 대여공세만이 자신도 살고 당도 장악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그러나 부총재중 李총재와 가장 가까운 것으로 알려진 박근혜 부총재가 21일 자신의 아버지인 박정희 전대통령 기념관 건립에 대해 李총재가 아무런 얘기가 없다며 부총재직을 사퇴해버리자 李총재는 난감했을 것이다. 그러다가 李총재는 22일 朴의원에게 사퇴서를 돌려보내며 화해 메시지를 던져 일단 봉합됐다고 판단, 부총재직을 다시 맡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朴의원은 부총재직 수락여부를 아직 결정짓지 못한 것으로 전해져 李총재는 마음이 편하지 않는 심정일 것이다. 또 손숙 환경부장관의 미화 2만달러 격려금 사건과 김광식 경찰청장 동생 이권개입의혹이 동시에 불거져 나온 23일 李총재는 봇물터진 호재를 보며 또 흐뭇했을 것으로 관측됐다. 급기야 孫장관은 24일 사표가 수리돼 李총재는 다시 휘파람을 불었다. 그러나 잇단 호재에 대해 李총재가 여권을 겨냥해 파상공세의 수위를 높이고 있는 것에 대해 당내 비주류들이 손을 들어주지 않는게 문제다. 이와관련, 비주류의 한 의원은 이날 『여야가 특별검사제 도입과 그림로비설, 이신범 의원의 국회 윤리위 제소 등을 놓고 대치, 정국경색이 심화되고 있는 가운데 李총재가 마냥 공세위주로 나가면 나중에 득보다 실이 더 많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밝혔다. 한나라당이 여권을 겨냥해 파상공세의 수위를 높이는 것만이 대세가 아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한나라당이 이날 여권의 李의원 제소를 『의회민주주의에 대한 도전』이라며 강력대응 방침을 거듭 밝힌 것은 이와무관치 않다. 물론 국민회의는 한나라당이 유언비어와 리스트에 근거한 폭로정치를 계속하고 있다며 이를 즉각 중단할 것을 요구했다. 당연히 특검제 문제도 李총재의 향후 행보를 가늠케하는 바르미터가 되고 있다. 李총재는 파업유도 의혹은 물론, 옷 로비 의혹과 그림로비설도 진상규명을 해야 한다며 3년 한시의 전면적 특검제 도입을 주장했다. 여당은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검찰의 파업유도 의혹 사건에 대한 특검제법안을 주내에 확정키로 하는 등 독자적인 수순에 착수했다. 그러나 李총재의 이같은 강경일변도가 정국경색의 장기화는 물론 국민의 불신을 가중시킬 우려가 있어 당일각에서는 대여전략을 수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와 주목된다. 결국 여권이 李의원 제소를 계기로 정면대응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지속적인 대여공세로 당내 비주류갈등설을 잠재우려는 李총재의 전략이 제대로 먹혀들지는 두고 볼일이다./양정록 기자JRYANG@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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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정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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