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기아사태 추석전 해결될까/진단과 전망

◎생산차질·숙련직 대량퇴직·여론악화 한계점/“부도땐 경제파국” 정부지원속 버티기 시각도추석 이전에 기아사태의 돌파구가 마련될 것인가. 정부·채권단과 기아그룹간에 여전히 최대쟁점이 되고 있는 김선홍회장의 거취를 놓고 여전히 입장 차이를 좁히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기아해법방안이 추석전에 마련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기아의 버티기에도 한계가 있고, 특히 3일 강만수 재정경제원차관 주재로 열린 제4차 기아대책실무위원회에서 추석을 앞두고 기아 협력업체들의 자금지원책이 마련, 기아로서는 어떤 형태로든 화답을 해야 할 형편이다. 이와관련, 재계에서는 『김회장이 2선후퇴(명예회장)하고, 노조가 감원동의서를 제출하는 등 대정부·국민화답책이 조만간 나올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2일 밤 귀국한 김회장은 자신의 거취와 관련, 어떤 입장도 표명하지 않고 있는데다 기아와 자동차업계에서는 부도유예가 끝나는 9월말까지 버티더라도 부도와 같은 극단적 조치를 취할 수 없을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입장변화가 불가피한 기아의 상황=여러가지 상황을 감안할 때 지금은 기아가 공을 받아놓은 상태다. 경제논리를 일관되게 주장해온 정부가 적극적인 자금지원등 변화를 보여 이에대한 기아의 화답이 필요하며, 부도유예 조치도 29일로 끝나게 된다. 또 재계는 물론 경제전반에 미치는 파장이 너무 커지고 있고, 2일 임경춘 삼성자동차 부회장의 기아인수설 부인으로 제3자매각설의 약효가 떨어진 것도 사실이다. 기아의 버티기에 대한 여론도 악화되는 추세다. 부품조달이 원활 치 못해 생산에 일부 차질도 빚어지고 있다. 기아가 당혹해 하는 것은 숙련직 현장사원들의 대량퇴직이다. 이는 퇴직전 3개월치를 기준으로 하는 퇴직금이 주 요인으로 분석되고 있다. 현재 기아는 잔업을 거의 중단, 퇴직금이 크게 줄어든다. 기아는 지금같은 상태라면 정상화 이후에도 원활한 라인가동에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생산차질과 함께 신차 출하계획의 연기 등 계획 차질도 기아의 선택을 어렵게 하고 있다. ◇귀국후 김회장의 행보=김회장의 거취에 대한 기아의 공식입장은 「사퇴불가」에서 바뀐 게 없다는 것이다. 2일밤 러시아, 미국, 일본 등을 방문하고 귀국한 김회장은 곧바로 회사로 출근, 2시간동안 박제혁사장, 송병남 경영혁신단 사장등과 만나 업무보고를 받고 밤 11시 30분께 퇴근했다. 3일 아침에도 출근, 회의를 주재하는 등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김회장은 자신의 거취와 관련된 어떤 입장도 밝히지 않았다. 또 해외합작선 방문을 둘러싼 여러가지 분석에 대해 엄성룡 홍보이사는 3일 『매년 9월에는 포드와 업무협의가 열리며, 부도유예 조치 및 대책 등에 대한 설명을 하기 위한 것이었다』고 밝혔다. ◇김회장의 선택=현재 김회장이 선택할 카드는 기존입장 고수, 2선후퇴, 완전퇴진 등 세가지다. 이 가운데 가장 유력한 것으로 재계에서는 2선후퇴로 보고 있다. 완전퇴진에 따른 경영정상화 및 해외사업 차질을 막을 수 있고, 감정이 크게 상한 정부의 요구도 수용하는 방안이기 때문. 또 기아가 기존 주장만 되풀이하고 마냥 버티기에는 명분이나 실리 등에서 별로 얻을게 없다는 것. 일부에서는 『김회장이 추석전에 명예회장으로 퇴진, 해외사업 등 제한된 역할만 수행하고, 사외이사 도입 등으로 명실상부한 국민기업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하지만 이 문제는 사실상 김회장 스스로의 결단에 달려있어 아직은 유동적이다. 김회장은 그동안 몇차례 있었던 사태의 해결 내지 축소의 기회를 놓쳤다. 측근들이 국민에 대한 사과성명을 건의했으나 『양심에 비춰 부끄러운 일을 하지 않았다』는 소신에 따라 실현되지 않았다. 이같은 입장은 여전히 계속될 수 있다. ◇기아의 입장고수 가능성=버티기를 계속하자는 주장은 여전히 강하다. 정부가 부도방지협약 개정 등으로 기아를 압박하고 있으나 기아를 섣불리 부도처리할 수 없다는 판단이 크게 작용하고 있다. 다른 자동차업체들도 「전격부도처리 불가」입장에는 공감한다. 기아를 부도처리할 경우 금융대란, 대외신인도 추락 등으로 국가경제가 치명타를 입을 수 있다는 것. 따라서 기존입장을 고수하고, 자구노력을 계획대로 추진하자는 주장도 여전하다. 여기에는 3일 임직원들에 대한 급여지급에서 어느 정도 자금사정에 여유가 생겼다는 시각도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박원배·정승량 기자> ◎기아자 지역본부 16개재편 현장중심체제로 기아자동차판매(대표 유영걸)는 현재 29개 지역본부를 16개로 재편하고, 본사기능을 지역본부에 대폭 이관하는 등 현장중심으로 판매조직을 개편한다고 3일 밝혔다. 이에 따라 기아자판은 그동안 4백52개였던 직영영업점도 경제성이 떨어지는 소규모 점 89개소를 줄여 3백63개소만 운영키로 했다. 기아자판은 『이번 조직개편은 점포의 대형화를 통한 규모의 경제효과와 효율을 높여 손익관리에 민감한 독립채산식 개별점소로 운영한다는 기본정책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기아자판은 이번 조직개편을 토대로 금년말까지 1백50개의 선진국형 대형복합매장을 확보, 판매에서 정비 등 자동차 관련 서비스를 한곳에서 고객들에게 제공할 방침이다. 한편 기아는 지난달에 세피아Ⅱ와 1톤트럭인 프런티어의 인기와 약진에 힘입어 내수시장에서 4만2천1백80대의 차량을 판매, 7월에 이어 연 두달째 내수시장 점유율 2위를 기록했다.<박원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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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승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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