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전문화·기술경쟁력 개방시대 생존기반/홍성웅(특별기고)

기술진보와 국제정치적인 여건의 변화로 21세기의 기업환경은 과거의 추세와는 다른 단층적인 국면으로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철저한 경제논리의 세계적 확산 속에서 국가의 보호장벽은 약화하고 상품뿐아니라 생산요소의 국가간 이동이 폭증할 것이다. 개방시대에 있어 기업의 경쟁기반은 국가나 지역 특유의 조건을 반영한 비교우위보다는 개별기업의 세분화한 전문성과 기술경쟁력 위에서 이뤄질 것이다. 우리 건설산업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시급히 해결해야 할 문제에 대해 몇가지를 지적하고자 한다. 먼저 시장개방이란 개별기업에게는 경쟁과 제품시장의 세계적인 확대이며 이것은 바로 기업이 업역전문화를 통해 경쟁력을 확보해야 하는 전제조건임을 인식해야 한다. 과거에도 세계적인 건설기업들이 대부분 특정 기술과 업역에 특화해있음을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플랜트등의 분야에 전문화된 세계적인 건설회사인 벡텔사는 자사의 사무실 신축공사도 다른 건설회사에 발주하고 있다. 기업별로 그 특징이나 성장단계에 차이가 있겠지만 대기업이나 중소기업이나 우선 전문 업역과 기술의 확고한 기초를 새롭게 다져야 하며 이를 토대로 공종의 다변화가 비로소 가능한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업역간에 설정된 자의적인 진입장벽을 제거하는 제도의 개선이 시급하다. 둘째 건설업의 경쟁력을 좌우하는 결정적 요소는 기획력, 파이낸싱능력등 소프트한 경영능력이다. 생산비절감은 노무비 또는 재료비 등에서는 기대하기 어려운 반면 금융조달 방법의 개선, 적정 재고량의 유지 등과 같은 관리분야의 개선이나 노동생산성의 향상을 통해 개선의 여지가 큰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따라서 우리의 건설기업들은 프로젝트의 발굴, 기획, 자금조달, 사후관리 등 사업관리능력을 강화해야 하며 교육과 훈련을 통한 노동생산성 제고에 주력해야 한다. 셋째 자료 및 기술축적에 대해 노력을 배가해야 한다. 우리나라는 공사가 끝나면 거기서 얻은 설계, 시공, 감리에 관한 경험이나 기술 및 자료들이 체계적으로 축적되지 못하고 참여했던 기술자의 개인적인 경험으로 사장돼 버리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상황에서 건설기술은 항상 제자리 걸음을 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최근에 비약적으로 발전하고 있는 정보통신기술을 활용해 생산현장에 산재돼 있는 다양한 자료들을 통합관리하는 시스템을 체계적으로 구축해야 할 것이다. 넷째 새로운 건설수요의 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처해야 한다. 최근 건설공사의 발주패턴은 과거 단순도급 위주에서 턴키베이스공사, BOT(Build Operation Transfer)공사 등으로 그 형태가 다양화하고 있어 종전의 노동집약적인 단순시공 위주에서 탈피해야 한다. 국제적인 경쟁력을 가진 대형업체부터 먼저 설계와 시공 그리고 감리등 모든 단계를 수행할 수 있는 종합화 능력을 배양해야 할 것이다. 끝으로 쾌적한 환경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크게 증대하고 있어 건설업은 환경재의 보호뿐만 아니라 창출에 새로운 역할을 수행해야 할 것이다. 환경친화적인 구조물의 개발에 관심을 돌리는 것은 새로운 업역의 차원에서뿐만 아니라 쾌적한 국토환경을 만들어가는 건설산업의 고유한 사명이자 긍지라고 할 수 있는 것이다.<한국건설산업연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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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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