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기자의 눈/10월 9일] 도덕성에 치명타 받은 라응찬 회장

“라응찬 회장 후임은 신한 내부에서 뽑아야 합니다. 후계자로 할 만한 분도 있습니다.” 한 재일교포 주주는 8일 “라 회장이 금융감독당국으로부터 중징계를 받을 것이라고 어느 정도 예상했다”면서 라 회장이 아니더라도 신한금융지주의 경영을 맡을 만한 이들이 많다는 뜻을 내비쳤다. 재일교포 주주들은 신상훈 전 신한은행장 고발사건에도 라 회장에게 문제를 해결하라며 힘을 실어줬지만 금융당국의 중징계 방침이 전해지면서 싸늘한 시선을 보내기 시작했다. 금융당국의 중징계 방침은 그 자체로 이미 라 회장의 행각에 대해 ‘변명의 여지가 없는 불법 또는 탈법’이라고 결론이 났음을 의미한다. 업계 관계자들은 “당시 은행장이던 라 회장이 차명계좌를 운용했다는 것은 법위반도 문제지만 도덕적으로도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지적한다. 라 회장의 위반혐의를 알면서도 지금껏 방관해왔던 감독당국에도 문제는 많아 보인다. 결과론이지만 금융당국의 방관만으로는 라 회장의 잘못을 덮어주지 못했다. 이제 공은 라 회장에게 넘어왔다. 신한 측이 소명자료를 준비한다지만 금감원에서 정한 중징계 방침이 뒤바뀌는 경우는 사실상 없다. 금융당국은 라 회장 문제와 관련 ‘일부 직무정지 이상’ 상당의 중징계를 내릴 것으로 전망된다. 금융사 수장으로서는 사실상의 ‘사형선고’다. 라 회장은 지난 달 9일 나고야에서 있었던 재일교포 주주대상 설명회에 참석하면서 “때가 되면 다 설명할 날이 있을 것”이라고 누차 말했다. 이제 그 약속을 지킬 때다. 금융인으로서 라 회장은 도덕성에 치명타를 입었다. 라 회장은 조흥은행ㆍLG카드 인수에 성공하며 지금의 신한 신화를 만들어 왔지만 결국 불법행위 위에서 만들어진 ‘신기루’에 불과해졌다. 라 회장 개인의 문제로 신한금융지주의 주가는 8일 전날 대비 1.8% 하락했다. 금융계 고위관계자는 “라 회장이 빠른 시일 내에 거취를 표명하고 이사회를 중심으로 신한이 안정을 찾을 수 있도록 하는 게 도리”라고 전했다. 라 회장이 마지막으로 지혜를 발휘하기 바란다. /susopa@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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