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성 상품 개발..진입장벽 철폐후 금융경쟁 가속화미 최대 증권사인 메릴린치가 증권계좌와 은행상품을 연계하는 방법으로 은행업 진출을 꾀하고 있다. 이는 지난해 금융업종간 진입장벽이 철폐된 후 미 금융기관들의 이업종 진출이 가속화되는 것을 입증한 것으로 앞으로 금융기관간 경쟁이 더욱 치열해 질 전망이다.
뉴욕타임스는 1일 메릴린치가 자신들의 증권게좌와 연계해 연방예금보험공사(FDIC)에 의해 보장되는 저축성예금을 제공하는 은행업무를 개시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메릴린치는 그동안 은행을 인수하거나 대형은행과의 합병을 통해 은행업 겸업을 추진할 것이라는 소문이 끊이지 않았으나 지난해 은행법 개정으로 합병 대신 스스로 은행상품을 선보이는 방법을 택하고 있다.
메릴린치는 지난 75년부터 증권계좌와 개인수표 및 크레딧카드 사용을 연계한 기업용 어음관리계좌(CMA)를 판매하고 있으며, 최근 저축성 계좌의 성격을 가미한 CMA2.0이라는 새로운 금융상품을 개발했다.
또 오는 6월부터 CMA 구좌에 들어있는 현금을 자동적으로 메릴린치가 보유하고 있는 두개의 은행구좌로 이체해 연방예금보험공사의 보장을 받을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메릴린치에 앞서 아메리칸 익스프레스도 자신들의 온라인은행을 통해 예금보험이 적용되는 금융상품을 선보이고 있다. 또 향후 찰스 스왑 등 다른 증권회사들도 기존 은행과의 합병 대신 자체 은행상품 개발을 통해 은행업 진출을 모색하는 등 증권사들의 은행업 진출이 잇따를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메릴린치와 같은 증권사들은 은행처럼 지점 네트워크유지를 위한 비용이 크지 않아 은행 상품 보다 높은 금리를 줄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맞서 상업은행들도 최근 지점이나 텔러들이 필요 없는 전자은행을 통해 대출 금리를 낮추고 예금 금리를 올리는 등 금융기관간 경쟁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시티그룹 살로먼 스미스 바니의 애널리스트 모스코우스키는 『미국 투자자산의 30%이상이 증권회사 구좌로 들어갈 것』이라며 『이는 증권사들의 시장 점유율이 10년전에 비해 2배이상 늘어나는 것이며 은행과 보험사들의 비율은 그만큼 잠식당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형주기자LHJ303@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