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광업진흥공사는 지난달 26~28일 북한 황해도 정촌에서 흑연광산 준공식 행사를 가졌다. 정촌흑연광산은 남측의 광업진흥공사와 북측의 명지총회사가 절반씩 공동 투자한 분단 이후 최초의 남북합작 자원협력사업이다.
또 광업진흥공사와 명지총회사는 북측 관계자와 남측 기업인 15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투자설명회를 열어 남북 자원개발 협력을 논의했다. 북측이 자원개발사업과 관련해 남측 기업인들에게 대규모 설명회를 개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고유가와 원자재 가격 급등으로 세계 각국의 자원확보 경쟁은 날로 격화되고 있다. 원자재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는 상황에서 대부분의 원자재를 해외에 의존하고 있는 우리나라로서는 안정적인 자원확보야말로 시급히 풀어야 할 국가적 당면과제라고 할 수 있다.
그런 점에서 북한은 우리가 결코 놓쳐서는 안될 ‘자원의 보고’이다. 북한에는 현재 220여종 이상의 유용광물이 매장돼 있다. 이중 우리가 대부분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철ㆍ금ㆍ동ㆍ아연ㆍ마그네사이트 등 경제적 가치가 있는 광종만도 43종이나 된다. 북한 광물자원의 잠재적 가치는 남한의 24배에 이를 정도다.
지난해 7월 남북경제협력추진위원회 제10차 회의에서 ‘유무상통’의 새로운 경제협력 방식이 제시된 후 남북 공동 자원개발은 가장 장기적이고 안정적인 경협모델로 인식되고 있다. 남한은 기술과 자본을 투자해 유용한 자원을 확보하고 북한은 노동력과 풍부한 자원개발을 통해 침체된 경제를 살리려는 양측의 이해관계가 잘 맞아떨어지기 때문이다. 자원개발은 남북의 대표적인 윈윈 사업으로 향후 통일비용을 줄일 수 있는 효과까지 있다.
올해부터 북한 정촌 흑연광산에서 생산되는 흑연제품이 국내로 반입된다. 광업진흥공사는 앞으로 15년간 1,830톤의 북한산 흑연을 들여올 예정인데, 이는 국내 수요량의 20%에 해당한다.
그동안 북측은 지하자원 개발이 침체된 경제를 살릴 유일한 수단이라고 판단, 자원개발 의사를 표명해왔고 우리 역시 수입대체 가능성이 높은 북한의 지하자원을 하루빨리 개발할 수 있기를 간절히 원하고 있다. 남북 상생을 위한 이 같은 분위기가 계속해서 제2, 제3의 정촌 흑연광산으로 이어지기를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