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의 지진 피해가 최고 200억달러에 이를 전망이다.터키 정부는 19일 이번 강진으로 인한 재산 피해가 70억달러에 달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는 터키 국내총생산(GDP)의 3.5% 수준으로 경제손실이 메가톤급에 이르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그러나 정부의 피해 발표 예상액에는 민간 부문이 제대로 반영되지 않았다는 주장이 높다. 터키 상공회의소 에르칸 유세오글루 회장은 『지진으로 인한 재산피해와 생산성 손실은 터키 국내총생산의 10%인 200억달러에 달한다』며 정부 통계의 허점을 지적했다.
한마디로 자연재해의 피해가 한 국가의 경제 기반을 송두리채 흔들고 있는 것이다.
진앙지였던 이즈미시 근교의 터키 최대 정유저장 탱크가 불에 타는 등 원유산업이 큰 피해를 입었으며 터키 수출의 효자 상품인 헤이즐넛 수확에도 막대한 손실이 발생했다.
이번 지진은 가뜩이나 경기침체로 고심하던 터키 정부를 더욱 곤혹스럽게 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지난 1·4분기 경제성장률이 마이너스 8.4%에 달한 만큼 어려운 가운데 강진이 일어나 설상가상(雪上加霜)인 셈이다.
국제사회는 터키의 경제·사회적 안정 유지를 위해 긴급지원에 나서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3억2,500만달러를 긴급 지원할 방침이며 세계은행도 2억2,000만달러를 대출해줄 예정이다. 국가별로는 일본이 100만달러, EU가 200만달러를 구호금으로 내놓았으며 한국도 13만달러를 전달키로 결정했다.
특히 이번 지진으로 사망자가 무려 1만여명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구조작업이 연일 세계적 관심으로 부상하고 있는 가운데 터키에 수출된 현대, 삼성, 대우의 굴착기가 큰 활약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시신 발굴이나 피해 복구지역에서 국산 굴착기가 총동원돼 큰 몫을 하면서 TV 등에서 간접적인 광고효과까지 거두고 있다.
한편 키프로스 영유권을 두고 터키와 불편한 관계에 있는 그리스도 적극적인 구호지원에 나서면서 양국간 화해분위기가 고조되고 있다. 그리스와 터키는 지난 25년간 3차례의 전면전 위기를 맞는 등 치열한 대결 상태에 있었다.
/최인철 기자 MICHEL@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