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2001년 결산]통신시장

KT.SK에 LG가세… 통신 3강체제 구축올해 정보통신 분야를 꿰뚫는 키워드는 '3강 체제 구축'이다. 이는 지난해부터 계속돼온 구조조정 작업을 완결하는 의미로 시장이 원했고 정부가 주도적으로 추진해왔다. 겉으로만 볼 때 구조조정 작업은 어느 정도 마무리가 됐다. KT는 한통프리텔과 한솔엠닷컴을 합병, KTF를 만들어냈고 SK텔레콤은 SK신세기통신을 흡수하며 이동통신 시장점유율 50%를 넘겼다. 여기에 맞서 LG텔레콤을 축으로 한 대연합 세력이 3강의 한 축으로 나선 것이다. 하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3강 구도는 이제 시작에 불과하다. 기본 골격을 완성했을 뿐 여기에 살을 붙여 구조물을 완성하기까지는 아직도 넘어야 할 산이 많다. ◆ 3강 체제 구축 지난 3월 양승택 정보통신부 장관은 취임 일성으로 3강 체제 구축을 강조했다. 시장 지배사업자인 KT와 SK텔레콤의 2강 체제로는 공정한 경쟁 환경 조성이 어렵다는 판단 하에 LG텔레콤을 축으로 하는 새로운 1강을 만들어 통신시장을 이끌어가도록 하겠다는 구상이다. 당시 통신시장은 비동기 IMT-2000 사업자를 선정한 뒤 구조조정의 바퀴를 굴리지 못하고 있었다. 하나 남은 동기식 사업권을 모두 외면함에 따라 정부의 정책 의지는 퇴색하고 있었다. 이때 전격적으로 나선 사업자가 LG텔레콤이다. LG는 그룹 회장의 결단으로 '비동기식이 아니면 죽음을 달라'에서 '동기식의 수호신'으로 변신했다. 사실 국내 통신시장에서 3강의 한축을 담당할 곳은 LG 외에는 없었다. 텔레콤과 전자를 보유하고 있는 LG가 나머지 유무선 업체를 아우르는 대연합 체제를 구성한다면 절대 강자인 KT와 SK텔레콤에 대항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출 수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는 파워콤ㆍ데이콤ㆍ두루넷ㆍ온세통신 등 유선 업체와 1,000여개에 달하는 중소 정보통신 업체들이 대거 참여했다. 정부는 이달초 비동기 사업자와 함께 동기식 사업자인 LG텔레콤 컨소시엄에 사업허가서를 교부함으로써 그동안의 3강 체제 구축 작업을 마무리했다. ◆ 무늬만 3강 현재 시점에서 국내 정보통신 시장이 3강 체제로 구성돼있다는 데 동의할 사람은 별로 없다. 3강보다는 3각이 보다 정확한 표현이다. KT는 시내 전화의 97%, 초고속 인터넷 시장의 50%를 점유하고 있다. 계열사인 KTF는 이동전화 시장의 33%를 갖고 있으며 또다른 계열사인 KT아이컴은 비동기 사업자로서 누구보다 재빠르게 사업을 진척시키고 있다. SK텔레콤은 국내 이동전화 시장의 50%를 이미 넘어섰다. 특히 지난 6월 공정위의 50% 시장점유율 제한이 풀리자마자 공격 경영에 나서 몇 개월만에 2%포인트 가까이 점유율을 올릴 정도로 위세를 보이고 있다. 반면 LG텔레콤은 시장점유율이 늘기는커녕 오히려 지속적으로 감소, 가입자 이탈 방지 대책에 전전긍긍하고 있다. 내년에도 이 같은 현상이 완화되지는 않을 전망이다. ◆ 과제 후발 사업자인 LG텔레콤은 유효 경쟁 체제를 강력히 요청하고 있고 정부 역시 이점을 공감하고 있다. 선발 사업자가 기득권을 갖고 있는 상황에서 후발 사업자가 제아무리 노력하더라도 '쏠림 현상'은 피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따라서 강력한 비대칭 규제를 실시해 최소한의 공정 경쟁 틀을 만들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SK텔레콤과 SK신세기통신과의 합병 조건으로 후발 사업자들이 시장점유율을 얘기하는 것도 같은 맥락에서다. 하나로통신ㆍ두루넷ㆍ파워콤 등 LG컨소시엄 내의 유선 업계가 실질적인 통합을 이뤄내야 하는 것도 내년의 과제로 남았다. 느슨한 연대로는 KT에 맞설 경쟁력을 확보하기 가 어렵기 때문이다. 한기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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