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8M·64MD램 가격하락 지속
내년 1분기까진 반등 힘들듯
128메가 모듈제품(단품 8개묶음)의 가격이 52.25~56.43달러로 빠졌다. PCB 가격을 빼고, 반도체 가격만 따지면 개당 6달러까지 떨어진 것이다. 64메가 모듈도 26.12~28.21달러로 단품가격에서 3달러의 벽이 무너졌다. 이 가격이라면 일부 D램업계는 수익성이 심각한 상황에 놓일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이에 따라 업체들의 감산논의가 시작돼야 하지 않느냐는 지적도 일고 있다. 하지만 국내업계는 "아직 고정거래가격으로는 수익을 낼 만하다"며 시장수급을 더 지켜보겠다는 자세다.
세계 반도체업계는 누가 끝까지 버틸 수 있느냐는 '원가전쟁'으로 빠져들고 있다.
◇가격반등 어렵다=업계는 "현물가격은 당분간 하락압력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이라는 데 이견이 없다. 이는 D램의 공급과잉이 좀체 해소되지 않고 있기 때문.
다음 주 인텔의 팬티엄 신제품이 선보이지만 전문가들은 큰 기대를 하지 않고 있다. PC 성수기가 사실상 끝난 상태인데다 미국은 대선문제가 해결되지 않아 소비심리가 크게 위축돼 있다. 신제품 발표후 PC의 기능이 기대에 못미칠 경우 더 나쁜 영향을 끼칠 수도 있다고 업계는 보고 있다. 최근 컴덱스2000 전시회를 다녀온 한 전문가는 "PC 분야에서 새로운 것을 발견할 수 없었다"며 "이는 최대 수요처가 살아날 가능성이 적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마이크론의 스티브 애플턴 사장은 "연말까지 회복이 어려우며 내년 1ㆍ4분기까지도 반등이 없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는 "거래선의 절반 가량이 재고를 아직 보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감산 가능성은=업계는 아직은 이르다고 주장한다. D램가격을 주도하고 있는 삼성전자와 마이크론이 아직 충분히 버티기를 할 수 있다는게 가장 큰 이유. 삼성전자는 64메가 고정거래가격이 3달러 선까지 떨어져도 수익을 낼 수 있을 만큼 경쟁력을 갖추고 있고, 마이크론도 자신감을 보인다. 애플턴 사장은 "생산원가가 가장 낮다"며 "고정 거래선 가격이 개당 4달러 선을 유지해도 수익을 낼 수 있다"고 밝혔다. 현재 현물시장의 경우 3달선으로 주저앉았지만 고정가격은 5달선을 유지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가격폭락으로 일부 대만업체들이 설비확장을 연기하고 있지만 감산에 들어갈 정도는 아니다"고 지적한다. 한 관계자는 "현대전자나 대만업체들이 원가경쟁에서 뒤지지만 지금 수준의 가격으로 6개월 이상은 버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오히려 삼성과 마이크론은 설비를 늘리는 계획을 갖고 있다.
삼성전자는 내년까지 11라인을 깔아 256메가와 128메가를 생산할 예정이다. 마이크론도 텍사스 인스트루먼트로부터 인수한 공장에 생산설비를 반입하고 있으며 아이다호 공장도 규모를 늘리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주력제품으로 부상한 128메가 시장의 선점경쟁이 시작했다"며 "삼성과 마이크론이 감산을 고려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조영주기자
입력시간 2000/11/17 1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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