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조선 마이너리티의 활약상에서 우리를 찾게 되죠."

정창권 교수의 '마이너리티 리포트, 조선'

고인돌 강좌, 종로도서관서 11월13일까지


“이번 강의는 조선시대의 왕이나 귀족이 아니라 사회의 소외계층의 저력에 포크스가 맞춰져 있습니다. 예술가 등 중인계층, 장애인, 여성 등의 활약상을 살펴보면서 그들이 조선이라는 사회에서 어떤 역할을 했는지를 이해하고자 합니다. 조선 서민들의 삶을 통해 우리의 모습을 투영해 볼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입니다.”

16일 늦은 저녁 종로도서관 시청각실에서 열린 정창권 교수의 인문학 강좌 ‘마이너리티 리포트 조선’을 듣기 위해 50여명의 수강생들이 강의실을 빼곡하게 채웠다.


서울시교육청과 본지 부설 백상경제연구원이 공동으로 기획하고 롯데그룹이 후원하는 고전인문학 아카데미 ‘고인돌’ 2기는 철학·문학·역사 등 인문학의 본령을 아우르면서 미술·영화·경제학 등으로 경계를 확대해 나가는 융복합적인 강좌로 구성, 서울시교육청 도서관 곳곳에서 잇따라 열리고 있다.

정 교수는 첫 강의에서 조선시대의 괴짜 화가로 알려진 최북에 얽힌 이야기로 강의를 풀어나갔다.


“작가나 작품에 대한 비평이 아니라 역사가의 입장에서 융합적으로 그림을 풀어나가는 시간이 될 것입니다. 김홍도의 후배이기도 햇던 최북은 영정조를 대표하는 화가로 조선최초의 작업화가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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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 칠칠맞지 못하다는 의미로 칠칠(七七)이라고 낮춰불렀던 그는 지금의 회계사인 당시 산원(算員)이었던 아버지와 기녀 혹은 여종으로 추정되는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나 어린시절 그림공부를 시작했다. 그는 안산의 성호학파, 그 외 이광사, 강세황 등을 통해 문인의 의식을 습득했으며, 저잣거리의 직업화가로 활동했던 작가다.

정 교수는 그림잘 그리던 아이 최북에 대한 이야기로 시작해 본격적인 화가가 된 이후 그의 삶과 화풍에 대해서 소개했다. 이와 더불어 조선 후기 본격화했던 미술계와 사대부의 수집취미 등 당시 사회상을 곁들였다.

정 교수는 “18세기 조선시대와 지금의 상황이 닮은 점이 많다. 사회적으로 한계에 부딪쳐 많은 사람들이 절망을 하고 있었고, 당시 중국에서 유입된 도교 등의 영향으로 권력으로부터 소외된 사람들은 자유롭게 살고자 했다”며 “사회에 대해 내가 어찌해야 할 바를 모를 때 이를 인정하고 내 갈길을 가는 것도 한가지 방법이다. 그래서 인문학으로 힐링하는 것이 요즈음 시대에 필요한 공부다. 많은 사람들이 가슴 속에 막힌게 많겠지만, 이 공간에서 만큼은 이야기와 설명을 들으면서 마움이 후련하게 풀렸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강의를 소개했다.

정 교수는 최북의 이야기에 이어 두 번째, 퇴계 이황 등 역사속 위인들의 부부 이야기를 통해 양성평등에 대해 강의를 하고 세 번째는 한국의 장애인사를 소개할 예정이다. 네 번째 강의에서는 조선과 현대의 스토리텔링을 주제로 강의를 마치고 마지막 다섯 번째는 수강생들과 함께 역사 속 소외계층을 주제로 토론으로 전체 강좌를 마무리할 예정이다.

한편, 서울시교육청 산하 21개 도서관에서 열리는 이번 고인돌2기는 오는 12월까지 한국미술, 서양미술사, 문학과 철학, 영화와 고전, 북유럽신화와 문학, 경제사, 애니메이션 등 풍성한 강좌가 마련됐다. 세부 프로그램은 서울시교육청 평생교육포털 에버러닝(everlearning.sen.go.kr)을 참고하면 된다. 강좌는 무료이며 신청은 해당 도서관으로 문의하면 된다./장선화 백상경제연구원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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