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비드 댈러샌드로 지음, '브랜드전쟁'현대사회에서 '브랜드'는 이제 하나의 '스타'이다. 웬만한 스포츠 스타나 연예계의 히어로도 따라잡을 수 없는 스타로 우뚝 선 게 바로 브랜드라는 스타이다. 거친 경쟁에서 살아남으려는 기업들의 전략이 브랜드에 몰려있는 것도 다 이 때문이다.
최근 국내에서는 브랜드에 대한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 뜨겁다. 정부와 기업들은 세계인의 눈이 온통 우리나라에 쏠리게 될 월드컵 축구대회를 국가이미지를 높이고 기업의 대외 인지도를 확대할 호기로 인식하고 있기 때문이다.
세계적으로도 브랜드는 이미 기업의 경쟁력을 평가하는 중요한 잣대의 하나가 됐다. 2000년 뉴욕타임스는 20세기를 빛낸 100대 브랜드를 선정 발표, 브랜드를 주요 경쟁력 지표로 삼았다.
이제 브랜드는 '제품의 이름'이라는 과거의 통념을 훨씬 넘어섰다. 기업이 소비자들에게 전달한 이미지의 총체가 바로 브랜드이다.
소비자들은 어떤 나라 어떤 기업에서 만든 제품인지를 보고 구매를 결정한다. 기업의 이름과 국가의 이름만으로 세계 시장을 장악할 수 있는 것이 바로 브랜드의 힘이다. 지금 세계시장은 격렬한 '브랜드전쟁'에 휘말려 있다.
이 전쟁에서 승리하는 길은 두 말할 나위 없이 '강하고 매력적인 브랜드'를 구축하는 것 뿐.
데이비드 댈러샌드로의 '브랜드전쟁'(청림출판 펴냄)은 바로 이 같은 브랜드 전쟁터에서 살아 남기 위한 전략을 제시한다.
세계 500대 기업 중의 하나인 존 행콕 금융서비스 회사의 CEO이면서 마케팅 분야의 전문가인 저자는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브랜드 구축의 성공과 실패 사례들을 흥미로운 뒷이야기들을 곁들여 서술하고 있다.
저자가 강조하는 핵심 브랜드 전략은 모두 10가지로 요약된다. 브랜드 제일주의를 표방하라, 브랜드족을 공략하라, 강력한 무기 스폰서십을 활용하라, 스캔들을 도약의 기회로 삼아라 등이다.
첫째는 '브랜드 제일주의를 표방하라'. '나이키 타운'은 환상적인 스포츠용품점으로 이름이 높은 곳.그러나 그 성공의 이면에는 '브랜드 제일주의' 전략이 숨어있다.
나이키 타운은 소비자들에게 단순히 운동화만 판매하는 곳이 아니다. 나이키 타운에 들어선 소비자들은 비단 운동화 한 켤레에만 관심이 있는 것은 아니다.
그곳은 바로 스포츠 세계의 다채로운 스펙트럼을 경험할 수 있는 공간이다. 나이키를 구매한다는 것은 자신이 곧 일류의 세계에 발을 들여놓는 간접체험의 무대이다.
다음 전략은 '브랜드족을 공략하라'. 소비자들은 선택을 위해 시간을 낭비하고 싶어하지 않는다.
그들에게 선택은 자유가 아니라 피곤한 일일 뿐. 저자는 복잡한 일상에 시달리고 있는 현대인들은 이처럼 피곤한 선택을 기피하는 경향이 있다는 점에 주목한다.
현대인은 선택의 번거로움을 줄이기 위해 한 가지 브랜드만을 고집하는 '브랜드족'이 되고 있다.
이들을 겨냥해 선택의 시간을 줄여주고, 선택의 확신을 심어주는 '집중'전략이 필요하다는 게 저자의 생각이다.
또한 저자는 강력한 무기 스폰서십을 활용하라고 충고한다. 스포츠 및 연예 이벤트를 지원하는 스폰서십은 잘만 하면 짧은 시간, 적은 비용으로 커다란 브랜드 제고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분야이다.
그러나 저자는 스포츠ㆍ연예 세계는 거칠고 염치 없으며 위험한 인간들이 득실대는 곳이라고 믿는다. 따라서 몰염치한 그들을 상대해야 한다면 스폰서십을 '강력한 무기'로 삼아 단호하고 거칠게 사업을 진행해야 한다고 당부한다.
'스캔들을 도약의 기회로 삼아라'는 주목할 만한 브랜드전략이다. 저자는 기업의 피할 수 없는 운명으로 '경쟁'과 '스캔들'을 꼽는다. 스캔들은 기업이라면 모두 휘말릴 가능성이 있는 위험이라는 뜻이다.
따라서 평소 위험관리를 위해 성실한 예방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독점소송에 휘말린 마이크로소프트가 평소 거액의 장학 및 자선사업으로 기업이미지를 잘 관리한 것이 좋은 예이다. 저자는 소비자들이 브랜드를 배우자처럼 여긴다고 생각한다.
마찬가지로 기업이 소비자를 배우자처럼 생각한다면 스캔들이 오히려 전화위복이 될 수도 있다. 늘 정정당당하면서도 정성을 다하는 기업의 태도가 필요하다.
이밖에 핵심 브랜드전략으로 ▦까다로운 소비자의 기호를 파악하라 ▦수준 높은 광고를 위해 끝까지 싸워라 ▦신중하게 접근해서 확실하게 스폰서하라 ▦브랜드 파워로 디스트리뷰터의 기를 꺾어라 ▦일류 브랜드는 최고의 인력을 끌어들인다 ▦브랜드에 관한 책임은 CEO의 몫이다 등이 있다.
문성진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