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포커스/재테크클리닉] 이달 증시전망은 '노란신호등'요즘 주식투자자의 관심은 삼성전자에 집중되어 있습니다. 우리나라 주가지수에 미치는 영향도 크지만 특히 관심을 끄는 것은 삼성전자 등 반도체 주식에 8조원 정도를 투자했던 외국인 투자세력이 뚜렸한 이유없이 매도세로 전환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반도체 경기 논쟁이 있다고 해도 혹시나 우리나라 경제 상황이나 주식 시장에 대해서 비관적으로 전망하기 때문에 순매도세로 돌변한 것이 아닌가?하는 의구심도 떨쳐 버릴 수 없습니다.
최악의 경우 외국인 투자자들이 주식을 매도한 대금을 재투자하지 않고 투자자금을 회수하기 위해서 가지고 나갈 경우에는 최고 10억달러 정도의 외화유출 효과가 예상되므로 외환시장에도 상당한 영향이 있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사정이 이렇게 되다보니 여러 가지 사정을 하소연하는 독자들도 많습니다.
『나는 주식이랑은 궁합이 안 맞는 모양입니다. 글쎄 결혼이 두 달 정도 남았는데 하도 주식시장이 좋다고 야단이길래 결혼자금 가지고 용돈이라도 벌어볼 양으로 투자했다가 반토막날 뻔 했잖아요? 하마터면 장가도 못 갈 뻔했어요. 간신히 200만원 손해보고 빠져 나왔지만... 그런데 내가 주식을 파니까 주가가 또 오르더라구요? 왜 내가 주식을 사면 내리고 팔면 오르는 거지요?』 주로 이런 이야깁니다.
"경기 정점 지났다" 공감 연착륙 여부에 관심
기관 현금보유 늘어 반짝 반등 가능성도
주식 투자에서는 바로 이런 사람을 인간 지표라고 합니다. 주식이 상승을 시작할 때는 쳐다보지도 않다가 상투가 돼서야 덤비는 분들이 여기에 해당되는 데 우리 주변에 꽤 많습니다. 이런 분들의 특징은 고집도 세다는 점입니다.
주가가 내리는데도 곰처럼 참고 참다가 바닥이 돼서야 모두 팔아버리는 모습을 자주 볼 수 있습니다. 그래서 이런 인간지표를 보고 주식투자를 반대로 하는 것도 요령이라는 우스개 소리가 나오는 모양입니다.
그러나 이렇게 하는 것이 단순한 우스개 소리만은 아닙니다. 주식은 일종의 제로섬 게임이기 때문에 주식 시장에 참여하는 기관투자가, 개인투자가, 펀드매니저, 중앙은행, 증권당국 등이 어떻게 행동하느냐에 따라서 게임의 양상이 달라지게 마련입니다.
따라서 과거 주가의 상승과 하락에 앞서서 이들 참여자들이 어떤 반응을 보였는지를 분석해서 공통점을 찾아내고, 지금 이들 주식 시장참여자들이 어떤 행동 패턴을 보이느냐?를 관찰해서 앞으로 주식시장의 상승 전환, 상승 유지, 하락 전환을 예측하는 방법이 미국의 마이클 하이스 박사에 의해서 개발되었습니다.
이른바 행동과학적 주식투자기법」이라고나 할까요? (관심있는 분은「DOW JONES- IRWIN GUIDE TO STOCK MARKET CYCLES」를 참조하세요)
흔히 대세 상승으로 반전할 때는 이런 신호가 나타난다고 합니다.
A1. 한국은행은 재할인률을 인하한다. 시중은행은 우대금리를 인하하고, 한국은행은 지준 예치 한도를 인하한다.
A2. 대출 한도 확대등 통화 공급이 계속 확대된다. 그러나 주가 하락은 두세 달 지속된다.
A3. 증권 당국은 증시부양책을 발표한다. 특히 위탁 증거금률 및 신용 증거금률이 인하된다.
A4. 무조건 팔고 시장을 떠나려는 투매 심리가 확산된다. 불과 몇 주일만에 주가는 10∼20%정도 급락한다.
A5. 신저가의 출현이 최고점에 이르고, 바닥권에서 거래량이 급감하여 신저치를 형성한다. 이동 평균선은 계속 하향세를 보인다. 투매로 인하여 주가는 이동평균선을 대폭 하회한다.
A6. 펀드매니저들은 이미 시장에서 이탈한 상태다. 투신사의 현금 보유 비율이 최고점에 이른다.
A7. 투매는 일단락 됐으나 극단적인 비관론이 유행한다. 단타 매매가 급증한다. 주가 하락이 계속되고 이동 평균선도 계속 하락한다.
A8. 큰손들은 신용 매입을 확대한다. 펀드매니저는 바닥인지에 대해서는 긴가민가하지만 현금 보유 일변도에서 매입쪽으로 방향을 바꾼다.
A9. 개인은 이를 추가 하락을 위한 속임수라고 생각하고 매입에서 매도로 전환하며, 오히려 대주가 증가한다.
A10. 두번째 반등의 지점이 첫번 반등의 고점을 상회한다. 25일, 75일 이동 평균선이 상승세로 전환된다.
반면에 강세장에서 대세 하락으로 전환할 때 나타나는 징후들도 있습니다.
B1. 증권 당국은 증거금률을 인상한다.
B2. 한국은행은 인플레 우려 때문에 재할인률을 인상한다
B3. 한국은행은 지준 예치 한도를 인상한다.
B4. 한국은행은 통화 환수 조치를 실시한다. 시중 자금 사정은 경색되며, 실세 금리는 상승한다.
B5. 큰손은 신용잔고를 줄이고 시장에서 빠져 나간다. 전문가들은 아직 낙관론을 피력한다. 주식을 모르던 사람도 주식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다.
B6. 개인은 매입에 열중하며, 신용이 다시 증가한다.
B7. 개인은 물량 확보 및 장기 보유를 다짐한다.
B8. 펀드매니저의 현금 보유비율이 최저치로 떨어진다. 정치가들은 신경제 시대의 개막을 공약한다. 주가가 얼마까지 간다는 핑크빛 예상이 유행한다. 그러나 배당 수익률은 사상 최저치를 갱신한다.
B9. 과열 경기를 진정시켜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되면서 대세 하락의 서곡은 시작된다. 그러나 개인투자가들은 이같은 경제 기조의 변화는 아랑곳하지 않고 주식 투자는 아무 위험 없이 일확천금 할 수 있는 것처럼 생각하려는 풍조가 만연된다.
B10. 비인기주의 상승세가 주춤되기 시작한다. 큰손들은 그 동안 주식 투자에서 매각익을 실현한다. 종합지수는 신고치를 경신해도 개별 주가는 횡보한다. 전문가는 우량주의 PER가 아직도 낮다고 주장한다. 신고가와 신저가 비율이 약간씩 역전되기 시작한다.
그러면 이번 가을의 상황은 어떨까요? 한국은행이 발표하는 금리는 연일 하락세를 거듭하지만 실제 기업들이 자금을 조달하는 시중자금 사정은 빠듯한 편이고, 추석이 지나면 물가가 오르고 금리가 상승할 지 모른다는 우려감도 있습니다.
이미 경기의 클라이맥스는 지났다는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으며, 어떻게 하면 소프트랜딩시키느지가 주요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시장에서는 일부 인기주를 제외하고는 가을 햇볕을 거의 보지 못하고 있습니다.
단지 위안이 되는 점은 그 동안 주가 하락이 상당히 진행되었고, 기관투자자들의 현금보유도 어느 정도 진행되었으며, 정부는 주식 수요 증대를 위해 정책적 배려를 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그러나 이미 주가가 하락하는 상황에서는 이런 요소들은 급격한 하락을 점진적 하락으로 돌려 놓거나 일시적 반등을 유도할 수는 있겠지만 대세를 상승세로 전환시키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입니다.
9월의 증시 전망은 노란 신호등이라고나 할까요? 노란 신호등에는 진행하던 차량도 속도를 줄이고 멈출 준비를 하는 것이 사고를 줄이는 지름길입니다.
문의 MYIDEA@UNITEL.CO.KR (02)734-2092입력시간 2000/09/04 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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