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다 요시히코(野田佳彦) 일본 총리가 민주당 정권을 건 소비세 인상을 강행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마이니치신문은 노다 총리가 프랑스 칸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2010년대 중반까지 단계적으로 소비세율을 10%까지 올리겠다"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현재 일본의 소비세율은 5%다. 노다 총리는 이후 개최된 기자간담회에서 "소비세 인상 관련 법안이 의회를 통과하면 증세를 시행하기 전에 국민들에게 신임을 물을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노다 총리가 국내에서 논란이 되고 있는 소비세 인상안을 G20정상회담에서 공표한 것은 대지진 이후 날로 악화하는 일본 재정상황에 대한 국제사회의 우려를 불식하기 위한 조치로 보인다. 하지만 국내에서 반대 여론이 들끓는 소비세 인상 문제를 국제사회에서 공언함으로써 노다 총리는 사실상 민주당 정권의 존속 여부를 건 승부수를 던진 셈이 됐다.
일본 야권인 자민ㆍ공명당은 민주당이 2009년 중의원 선거 당시 정권공약(매니페스토)을 통해 임기 내에 세금을 올리지 않겠다고 공언한 만큼, 소비세를 올리려면 법안 제출에 앞서 중의원 해산과 총선거를 거쳐 국민의 신임을 얻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노다 총리는 일단 법안을 국회에서 통과시킨 후 증세를 실행하기 전에 신임을 묻겠다며 의회에서 법안 통과가 안 되면 굳이 중의원을 해산하지 않겠다는 방침이지만, 야권의 강력한 반발을 감안할 때 올 회계연도가 끝나는 내년 3월 말을 전후해 중의원 해산과 총선거를 통한 국민의 심판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요미우리신문에 따르면 최대 야당인 자민당은 정부가 소비세 인상 관련 법안을 제출할 계획인 3월 중순 이후를 중의원 해산을 끌어낼 타이밍으로 지목하고 있다.
소비세 인상은 재정난 해소를 위해 불가피한 정책임에도 지금까지 역대 정권들은 반대 여론의 부담 때문에 섣불리 공론화를 시키지 못한 해묵은 과제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이 최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는 정부의 소비세 인상안에 대해 찬성이 47%, 반대 의견이 45%로 팽팽히 맞서는 모습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