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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정진(사진) 셀트리온 회장은 오는 6월에 있을 유럽 류마티스학회(EULAR)를 생각하면 저절로 입가에 미소가 번진다. 6월6~8일 전세계 1만5,000여명의 전문가가 참석한 가운데 열리는 이 자리에서 셀트리온이 지금껏 공들여 진행해온 바이오시밀러 임상결과를 발표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 내용은 학회 공식저널(Annals of Rheumatic Disease Journal)에도 실리게 된다. 셀트리온의 바이오시밀러 제품에 신뢰성이 가미되게 되는 것이다. 이 때문에 회사 분위기도 한껏 고조된 상태다.
코스닥시장 대장주인 셀트리온이 그동안의 연구 성과를 바탕으로 국내를 넘어 세계 최고의 바이오시밀러 회사로 도약하기 위한 행보를 거듭하고 있다. 특히 올해 유방암치료제 바이오시밀러인 CTP-06(허셉틴 바이오시밀러)과 류머티즘 관절염치료제 '레미케이드'와 동일한 효능을 내는 CTP-13(레미케이드 바이오시밀러) 제품을 출시하고 해외시장 개척에 본격적으로 나설 계획이다.
이를 위해 셀트리온이 지난달 초 유럽의약품청(EMA)에 CTP-13에 대한 제품 허가를 신청했다. 항체 의약품 바이오시밀러 가운데 EMA에 제품 허가를 신청한 것은 CTP-13이 처음이다. CTP-13이 EMA로부터 제품 허가를 받으면 유럽 내 30개국에서 국가별 허가 신청 없이 판매가 가능하다. 이와 함께 우수의약품제조관리기준(GMP) 실사도 면제된다.
셀트리온은 EMA의 제품 허가를 받게 되면 브라질과 캐나다ㆍ호주ㆍ멕시코ㆍ러시아ㆍ터키 등 70여개국에서 제품 허가 절차를 동시에 실시할 계획이다.
셀트리온 측 관계자는 "그간 부정적인 입장을 고수하던 미국이 최근 긍정적인 가이드라인을 발표하는 등 바이오시밀러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며 "이번 EMA 제품 허가 신청이 유럽 등 선진국을 포함한 세계 바이오시밀러 시장의 본격적인 개막을 앞당길 수 있다"고 강조했다.
연내 상용화가 점쳐지고 있는 CTP-06과 CTP-13 외에 다른 바이오시밀러 개발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대표적인 부문이 림프종(혈액암) 치료 바이오시밀러로 현재 글로벌 임상 준비를 완료한 상태다. 셀트리온은 지난해 말 식품의약품안전청으로부터 임상 1상 시험 승인을 받은 바 있고 독일과 스페인ㆍ그리스 등 10여개 국가에서도 이미 임상 3사 시험 신청을 승인 받은 상황이다. 셀트리온은 이외에도 시장 규모가 1조원을 웃도는 항체 의약품 8종에 대한 개발을 현재 진행하고 있다.
셀트리온 측 관계자는 "올해부터 선발 두 제품의 출시와 상업 판매가 이뤄지면서 안정적인 현금 확보가 가능해 후발제품의 개발에 한층 가속이 붙을 수 있다"고 말했다.
증권업계도 셀트리온에 긍정적인 시선을 보내고 있다. 미국과 유럽 등에서 가이드라인이 발표돼 우호적인 환경이 조성된데다 올해 2개 바이오시밀러 제품의 상용화가 예정돼 있어 글로벌 바이오시밀러 시장을 선점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이에 따라 올해 매출액은 지난해보다 2배가량 늘어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찬호 LIG투자증권 연구원은 "CT-P13 출시 등으로 올해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4,035억원, 2,424억원가량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며 "EMA와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 바이오시밀러 가이드라인을 발표해 우호적 산업 환경이 조성됐고 올해 40여개국에서 허가를 취득할 수 있다는 점도 회사 실적이나 성장에 긍정적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신지원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올해 예상 매출액은 전년과 비교해 2배가량 늘어난 약 4,193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 가운데 CT-P06과 CTP-13이 차지하는 비중은 각각 38.6%, 61.3%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신 연구원은 이어 "지난달 국내 식약청과 EMA에 품목 허가 신청해 우선 국내에서 상반기 중 출시가 가능할 수 있다"며 "바이오시밀러 제품 출시는 셀트리온 주가를 견인할 주요한 모멘텀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