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고교생이 목숨을 걸고 지하철 선로에 떨어진 취객을 구해냈다.23일 청소년보호위원회에 따르면 서울고 3년생인 정만채(19)군은 지난 20일 오후9시40분께 서울 지하철1호선 동대문역에서 술에 만취해 지하철 선로로 떨어진 50대 남자를 발견하고 선로로 뛰어내려가 플랫폼 위로 꺼내줬다.
정군이 취객을 구할 당시 상황은 매우 긴박했다.
정군이 선로에 뛰어들어 취객을 들어 플랫폼으로 이동하는 순간 열차가 경적을 울리며 들어왔다.
당당한 체격의 정군은 날쌘 몸놀림으로 취객을 업고 반대편 플랫폼으로 이동했고 플랫폼 위의 너댓명이 합세해 취객과 정군을 들어올리자마자 또 다른 열차가 들어와 아슬아슬하게 둘은 목숨을 건졌다.
이 같은 사실은 당시 현장을 지켜봤던 한 주부가 바닥에 떨어진 정군의 지갑 속에서 '청소년보호위원회 참여분과위원장'이라는 신분증을 보고 위원회 홈페이지(www.youth.go.kr)에 글을 올리면서 알려지게 됐다.
이 글에서 이 주부는 "정군이 목숨을 잃지 않았을 뿐 '의인 이수현'과 다를 게 뭐가 있는가"라며 "정군의 선행을 많은 사람들이 본받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최석영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