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파이낸셜 포커스] 살아난 저축은행, 그들의 회생기

부실자산 과감·신속히 줄이고 발로 뛰는 영업이 성공 길 열어<br>약탈적 고금리 없애고 지역밀착 서비스 빛발해<br>우리·BS·아주저축은행 흑자 전환·예대율도 올라


국내 금융업 사상 가장 험난한 구조조정의 질곡을 거친 업종을 꼽으라면 단연 저축은행이다. 업계 상위 저축은행들이 모조리 문을 닫았고 지금도 가장 덩치가 크다는 SBI(옛 현대스위스)저축은행은 생존의 기로에 서 있다. 새로운 먹거리가 없다 보니 대형 부실이 하나만 더 생겨도 저축은행 몇 곳이 날라갈지 모른다.

이런 어두운 터널 속에서도 희망을 찾아 밝은 기운을 찾은 곳들이 있다. 바로 우리금융ㆍBSㆍ아주저축은행 같은 곳이다. 이들은 과거의 부실을 털고 이제는 이익까지 내는 곳으로 탈바꿈했다. 과연 이들은 어떤 비결이 있기에 '백조'로 화려하게 탈바꿈할 수 있었을까.


◇'부실 털자'… 무수익자산 정상자산으로 신속 전환=정상화한 저축은행의 공통점은 바로 무수익자산(NPL)의 과감한 정리에 있다. 우리금융저축은행은 지난해 말 기준 NPL 비중이 총자산의 21.43%로 높았지만 6개월 새 18.68%로 낮췄다. 장용 우리금융저축은행 전무는 "부실저축은행의 빠른 정상화는 NPL의 신속한 정리와 이익이 나는 신규대출을 받는 것"이라면서 "현재 신규대출의 NPL 비중은 3~4% 정도지만 내년 회계연도에는 총대출에서 NPL비중이 2~3% 정도로 낮아질 것"이라고 했다.

BS저축은행의 경우 2011년 회계연도(2011년 7월~2012년 6월)에 802억원이던 NPL을 2012년 회계연도에는 86억원으로 줄여 현재 총자산에서 NPL 비중이 1.49%에 불과하다. 박재경 BS금융그룹 본부장은 "1년 새 과거 70%의 부실자산을 신규대출로 전환했다"면서 "빠른 전환 탓에 초반에는 수익이 적었지만 지금은 튼실한 은행이 돼가고 있다"고 했다.

아주저축은행도 올 6월 말 기준 NPL 비중이 14.8%로, 하나로저축은행 인수 직전인 2011년 12월 말보다 2.44%포인트 낮아졌다. 새로 여신을 받으니 연체비율도 2011년 12월 말 43%에서 올해 6월 말 14.9%로 크게 줄었다.

◇고금리 자제, 찾아가는 서비스에서부터=BSㆍ우리금융ㆍ아주저축은행은 올 상반기에 각각 57억원(IFRS 기준), 8억원, 10억원(K-GAPP 기준)의 순이익을 냈다. 이 같은 성과가 더욱 빛나는 것은 '약탈적 고금리'를 취하지 않는다는 점과 지역밀착형 찾아가는 서비스 때문이다.


BS는 파랑새ㆍ프라임저축은행을 자산부채이전(P&A) 방식으로 인수한 뒤 연 39%였던 신용대출 금리를 10% 중반으로 낮췄다. BS의 경우 점포별로 2인1조로 꾸려진 '재래시장 전담반'이 있다. 영세상인들은 돈을 떼먹을 사람들이 아니라는 인식 아래 최고 금리도 연 21.9%로 낮췄다. 대출모집인을 사용하지 않고 직접 영업을 뛰도록 하니 지역밀착이 가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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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금융저축은행은 우리은행 퇴직 직원들을 저축은행 부장으로 앉힌 뒤 저축은행원들에게 '찾아가는 서비스'를 가르치고 있다. 심사를 위해 서류를 먼저 뒤적거리는 것이 아니라 현장을 찾아 직접 담보를 확인하는 것이다.

아주저축은행은 직원과의 관계 설정에 더욱 신경 쓰고 있다. 목표성과관리(KPI)를 통해 신상필벌을 하고 있다. 상반기 고생한 팀에 3박4일 중국 상하이 여행을 보내주고 못한 이에게 보직해임 등을 실시하는 것이다. 6월 결산이 확정되면 10여명이 여행 혜택을 볼 예정이다.

이 같은 신뢰에 힘입어 우리금융저축은행의 예대율은 지난해 말 64.01%에서 올 6월 90.35%까지 올랐다. BS저축은행도 인수 초 50%대였던 예대율을 최근 92%까지 올려 추가 대출을 위해 수신금리를 올릴 계획을 갖고 있다.

아주저축은행은 2011년 12월 예대율이 73%였는데 8월 현재 87%로 높아졌다. 최근 특판으로 자금을 끌어올 정도로 신규대출이 늘어나는 상태다.

박 본부장은 "과거의 저축은행은 신용이 높아지면 다시 찾지 않는 정거장에 불과했다"면서 "하지만 지금은 금리를 낮춰서 신뢰를 주고 고정고객을 끌어 모으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것이 저축은행이 시중은행과 경쟁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했다.

신무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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