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수출도 빨간불…내년이 더 걱정"

상장사 3분기실적 후퇴<br>전기전자·운수장비등 수출업종 수익성 악화<br>美·中 경제속도조절 내년 채산성 더 나빠질듯

“3ㆍ4분기 실적은 그나마 선방한 셈이다. 내년에는 진짜 앞이 안 보인다.” (국내 상장사의 한 임원) 올 3ㆍ4분기 상장사의 실적후퇴는 내수침체라는 긴 터널의 끝이 전혀 보이지 않는데다 원ㆍ달러 환율 및 고유가 부담 등으로 한국경제의 유일한 동력인 수출마저 비틀거리기 시작하면서 이미 예고된 결과다. 게다가 내년에 미국ㆍ중국 경제가 본격적인 속도조절에 들어갈 가능성이 농후해짐에 따라 국내기업의 수출 채산성 악화는 불을 보듯 뻔하다. 기업들의 경영성과가 시장의 기대에 크게 미치지 못하지만 갈수록 열악해지는 경영환경을 감안할 때 내년이 더 걱정되는 상황이다. ◇수출전선에 ‘빨간불’=이번 상장사 실적결과에서는 내수기업에 이어 수출기업의 수익성 악화가 그대로 드러난다. 수출주력인 전기전자와 운수장비업종의 3ㆍ4분기 영업이익은 전 분기보다 각각 31.25%, 40.17%나 줄었다. 대표적 IT업종인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이 26.54%, LG필립스LCD는 35.44%나 감소할 정도로 세계 IT경기 둔화와 경쟁심화가 미친 영향이 컸다. 더구나 한국경제의 또 다른 축인 내수기업 역시 여전히 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내수업종의 경우 건설업종의 3ㆍ4분기 영업이익은 정부의 부동산경기 억제정책의 영향으로 전 분기보다 25.38% 줄었고 섬유 의복업은 76억원의 적자로 돌아섰다. 유통업과 의식료품업은 각각 5.42%, 12.55% 줄었다. ◇내년이 더 문제다=3ㆍ4분기 실적은 국내외 경영환경을 감안하면 “그나마 선전했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정태욱 현대증권 리서치센터장(상무)은 “내수부진이나 미국 IT경기 둔화 등을 감안하면 당초 예상보다는 나쁘지 않은 수준”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문제는 내년에는 악재만 남아 있다는 점이다. 이승철 전국경제인연합회 상무는 “기업투자가 지난해에 이어 올 상반기에는 그나마 살아났지만 내년에는 기대하기 힘들다”며 “미국ㆍ중국 경제, 고유가, 환율 급락세 등을 감안하면 당초 예상보다 경제성장률이 1% 가량 떨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한국무역협회가 최근 업종별 대표 수출기업 392개사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조사대상의 70~90%가 이미 출혈수출을 하고 있거나 이에 직면한 것으로 나타나 갈수록 채산성이 악화될 조짐이다. 이 상무는 “정부가 환율하락 속도를 조절하는 한편 수출 성장세가 한계에 이른 만큼 내수ㆍ서비스 부문 부양, 규제완화, 노사관계 안정 등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