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월가는 지금 정보전쟁중

이라크 전황에 따라 뉴욕 주가가 급등락을 반복하면서 월가에는 치열한 정보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얼마나 빨리 정보를 얻느냐에 따라 변동성이 큰 시장에서 높은 수익을 낼 수 있기 때문이다. 월가의 투자은행 또는 펀드들은 요즘 기업 정보나 거시 경제등에는 신경을 쓰지 않고 온통 전황에 매달려 있다. 펀드 매니저들은 대개 두대의 TV를 설치해 이리저리 채널을 돌리는 것도 모자라 지정학적 뉴스를 전해주는 유료 웹사이트에 가입, 정보를 수집하고 있다. 21일 다우존스 지수가 235 포인트 폭등하고, 다음 영업일인 24일에는 307 포인트 폭락하는 상황에서 빨리 정보를 얻을 경우 큰 폭의 차익을 얻고, 정보에 둔할 경우 손실을 보게 된다. 채권, 외환, 상품 시장의 투자 전략가들도 요즘은 거의 전쟁 전략가가 되다시피했다. 따라서 전쟁 정보를 제공하고, 전황을 분석하는 인터넷 업체들이 호황을 맞고 있다. 스트랫포닷컴(stratfor.com), 코맨드포스트닷컴(commandpost.com), 애고니스트(agonist.org)등은 물론 중동의 루머를 잔뜩 싣고 있는 이스라엘의 데브카도 인기다. 아랍어로 나가는 알자지라 방송도 뉴욕 월가의 폭발적인 수요를 보충하기 위해 최근 영문 웹사이트(english.aljazeera.net)를 개설했다. 최근 뉴욕 증시에 뉴스와 분석이 미치는 영향력은 막강하다. 25일 뉴욕 증시는 이라크 바스라에서 반정부 폭동이 발생했다는 영국 BBC 방송의 보도가 나가자 주가가 폭등했고, 이 뉴스의 신빙성이 없다는 한 전략가의 분석에 증시가 시들해졌다. 9ㆍ11 테러 이후 국제 상황이 주요 투자 변수로 부각하자, 월가의 대형 투자회사들은 최근 리서치팀에 지정학 전문가를 보충하고, 소규모 펀드들은 비싼 돈을 주고 전문가의 자문을 받고 있다. 스트랫포닷컴은 한번 1만~2만5,000 달러의 자문료를 받고 이라크 전황을 자문하며, 고객이 무려 15만명에 이른다. 미 중앙정보부(CIA)와 국방부 전직 요원들로 구성된 이들 분석가는 구소련의 KGB 요원, 이스라엘 정보통들로부터 들은 첩보를 토대로 정보장사를 하고 있다. <뉴욕=김인영특파원 inkim@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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