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바이오

컴퓨터 작업 많은 김 대리 "아이고 어깨야"

이젠 사십견… 나이 없는 어깨질환

의료진이 한 남성의 어깨 상태를 살펴보고 있다. 오십견 발생 연령이 점차 낮아지고 있는 만큼 평소 바른 자세를 갖추고 어깨 스트레칭을 자주 해 통증을 예방할 필요가 있다. /서울경제DB



오십견 4명 중 1명 50대 미만 사무·운전직 등 고위험군 속해

일상 생활 제약·숙면 어려워… 방치땐 삶의 질 떨어져 관리해야


통증감소 치료·운동 병행하고 바른 자세 유지 예방도 중요

겨울철에 많은 석회화건염… 주사 등 비수술 치료로 호전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 개발회사에 다니고 있는 최우성(42·가명)씨는 얼마 전부터 어깨통증이 심해져 밤에 잠을 이룰 수 없을 지경이 됐다. 급기야 책상에 잠시 앉아 있는 것조차 불편해져 어쩔 수 없이 인근 병원을 찾았다가 '오십견' 진단을 받았다. 최씨는 "과도한 컴퓨터 작업으로 인한 어깨 통증인 줄 알았는데 오십견이라니 조금 놀랐다"며 "주변에 나보다 젊은 사람들도 비슷한 증상이 많은 만큼 오십견이라는 이름이 무색하게 됐다"고 말했다.

장시간 앉아서 컴퓨터 작업을 하거나 문서 작업을 하는 직장인들의 경우 많은 이들이 어깨 통증을 호소한다. 그러나 어깨 통증을 대수롭지 않게 여기다가 증상이 점점 악화돼 치료가 힘들어지는 경우가 많다. 특히 50대 이후 중장년층에서 많이 발병해 '오십견'이라고 알려져 있는 동결견(유착성관절낭염)의 발생연령이 점차 낮아지고 있고 극심한 통증을 유발해 '어깨 통증의 왕'으로 불리는 '석회화건염' 환자도 급증하고 있어 어깨건강에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어깨 통증과 질환의 경우 날씨가 춥고 활동량이 적어지는 겨울철에 더 나빠질 수 있는 만큼 평소 어깨를 풀어주는 가벼운 동작들을 습관화하고 바른 자세를 유지할 것을 당부한다.

오십견으로 불리는 동결견은 어깨를 둘러싸고 있는 관절막에 퇴행성 변화가 일어나면서 염증이 유발되고 통증이 나타나는 것이다. 어깨관절에 문제가 생기면서 어깨를 움직일 수 있는 영역이 점차 좁아지게 된다. 문제는 오십견 발생 연령이 점차 낮아지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대한견주관절학회가 전국 11개 대학병원 오십견 환자 1,373명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50대 환자 비율이 45%로 가장 높았으나 30~40대 환자 비율도 23%에 달했다. 오십견 환자 4명 가운데 1명이 50세 미만이라는 것이다.


장시간 같은 자세로 앉아서 근무하는 직업군이 오십견 발생의 고위험군으로 꼽힌다. 따라서 30~40대라고 하더라도 사무직 종사자나 스마트폰 과사용자, 운전을 많이 하는 사람,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사람 등은 어깨통증이 지속되면 일단 오십견을 의심해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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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십견을 조기치료해야 하는 이유는 삶의 질이 현저하게 떨어지기 때문이다. 오십견이 생기면 관절의 움직임이 제한되고 통증이 있어 옷 입기나 머리 빗기 같은 일상생활이 힘들고 밤에 숙면을 취하는 것도 어려워진다.

오십견 예방을 위해서는 바른 자세를 유지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어깨가 처져 있거나 앞으로 구부러져 있으면 무리를 줄 수 있는 만큼 컴퓨터를 이용하는 시간이 많은 사람일수록 주의해야 한다. 또 의자도 푹신한 쿠션보다는 다소 딱딱한 것으로 팔걸이가 있는 것이 좋으며 팔걸이에 팔을 얹고 등 근육을 쭉 펴는 것이 좋다. 따뜻한 수건을 어깨에 올리는 등 온찜질을 수시로 하거나 따뜻한 물로 목욕을 하는 것도 어깨 통증에 도움이 된다.

오십견 치료는 뭉치고 굳어진 어깨관절낭과 근막·근육을 풀어주는 데 초점을 맞춘다. 빠른 회복을 위해서는 어깨관절의 운동 범위를 증가시키는 운동과 통증을 줄이는 치료를 병행해야 한다.

겨울철에는 평소보다 신체활동이 줄어들고 덜 움직이려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실내에서 스트레칭을 할 수 있도록 평소 어깨를 푸는 가벼운 동작들을 습관화하는 것이 좋다. 그러나 스스로 운동을 하기 힘들 정도로 어깨가 굳어진 상태라면 무리하게 움직이기보다는 약물치료와 물리치료 등을 고려해야 한다. 증상이 나빠질 경우 관절내시경을 이용해 유착된 관절낭 부위를 넓혀주는 수술적 치료가 필요할 수도 있다.

오십견과 더불어 직장인들의 어깨건강을 위협하는 질환으로 석회화건염이 꼽힌다. 특히 날씨가 춥고 신체활동이 줄어드는 겨울철에 석회화건염이 생겨 극심한 통증으로 고통 받는 경우가 많다.

문홍교 연세견우병원 원장은 "석회화건염은 오십견이나 회전근개 질환보다는 환자가 적지만 통증이 극심해 한밤중에 응급실을 찾는 사례가 빈번하다"며 "나이와 상관없이 생길 수 있지만 발생 빈도로 볼 때 중년 여성에게 많이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석회화건염은 어깨를 움직이게 하는 힘줄인 회전근개에 칼슘이 돌처럼 쌓여 통증이 심하고 어깨를 움직일 수 있는 범위가 점차 줄어들게 되는 질환이다.

석회화건염의 통증이 심한 이유는 석회가 녹는 과정에서 일어나는 염증반응 때문이다. 석회화건염은 생성기와 유지기·흡수기로 나뉘는데 돌이 생성되는 시기에는 간혹 어깨가 뻐근한 정도로 통증이 거의 나타나지 않는다. 돌이 커지는 유지기부터 통증도 심해지고 팔의 움직임이 제한되는 증상이 나타난다. 통증이 가장 심해지는 시기는 돌이 녹는 단계다. 이 시기에는 힘줄 내 세포들이 석회를 이물질로 인식해 녹이는 과정에서 주변에 강한 염증반응이 일어나 통증이 생긴다. 팔을 움직이지 못할 정도의 쑤시는 듯한 통증이 느껴지고 누우면 통증이 더 심해져 밤에 잠을 잘 이루지 못하게 된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석회화건염은 진단과 치료가 쉽다는 것이다. 정밀검사 없이 X레이 촬영만으로도 진단이 가능하다. 또 석회화건염은 수술하지 않고 보존적 치료나 비수술 치료로 대부분 호전된다. 석회 크기가 작거나 통증이 심하지 않으면 약물치료나 물리치료·주사치료·체외충격파치료 등으로 호전된다. 약물이나 주사치료는 석회로 인한 염증을 가라앉히는 효과가 있다. 체외충격파는 석회가 있는 부위에 충격파를 가함으로써 혈류량을 늘려 석회 흡수를 촉진한다.

석회화건염은 원인이 뚜렷하게 밝혀지지 않아 예방이 쉽지 않으나 혈액순환이 잘되지 않을 경우 생길 수 있으므로 지나친 음주와 흡연을 피하는 등 혈액순환을 방해하는 생활습관을 개선하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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