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만 잘 나간다.’
경기침체에도 백화점들이 매출호조세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지난 주말부터 시작된 백화점의 해외명품 세일 매출은 현충일 연휴까지 겹치며 지난해 같은 세일 때보다 2배 이상 늘어났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주요 백화점들의 지난 주말(6~8일) 해외명품세일 매출은 지난해 세일 때보다 전체적으로 최고 100%, 품목별로는 최고 160% 넘게 급증했다. 롯데백화점의 경우 에뜨로, 페레가모, 프라다, 세린느 등의 브랜드들이 세일에 들어간 지난 주말 명품 매출은 지난해보다 2배나 크게 늘었다. 품목별로는 지갑, 백 등 잡화 상품군이 160% 급증했고 의류와 시계ㆍ보석류도 각각 35%, 45% 신장했다.
현대백화점도 연휴 효과로 전체 매출이 22% 늘어난 가운데 의류와 잡화 등 세일이 들어간 명품 매출은 82% 늘어났다.
신세계백화점도 전체 점포의 총매출 신장률이 41.7%에 달한 가운데 해외명품은 95.8%나 급증했다. 시계, 구두 등 럭셔리 뷰틱 쟝르의 매출이 147.8% 늘어났고 여성 명품 패션과 남성 명품 패션도 각각 40.8%, 164.4% 증가했다.
해외명품뿐만 아니라 일반상품의 매출도 높은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신세계백화점의 5월 총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2.1% 늘어난 9,166억원, 영업이익은 15% 증가한 788억원을 기록했다.
지난 5월 롯데백화점의 매출 증가율도 9.3%에 달했고 지난해 하반기 문을 연 센텀시티점을 포함할 경우 증가율이 11.7%로 더욱 높아진다.
백화점의 이 같은 매출 호조는 경기침체에도 불구하고 경기영향을 받지 않는 부자들이 씀씀이를 줄이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소비양극화로 백화점과 달리 대형마트의 신장률이 둔화되고 있는 것도 이를 방증한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백화점의 명품매출 호조는 일종의 ‘착시현상’이라는 의견도 있다. 주요 명품들의 수입가격이 유로화로 결제되는 만큼 가파르게 오르고 있는 유로화 가치가 판매가격에 반영되면서 매출이 증가하는 효과를 나타내고 있는 것이다.
실제 P사 핸드백의 경우 유로화가치 상승분을 가격에 반영하며 지난해말 128만5,000원에서 올해 142만원으로 판매가격을 10% 올랐다. 이 회사는 지난해 여름 시즌오프행사 이후에도 10% 가격 인상을 단행한 바 있다. 따라서 30% 세일을 해도 실제 가격인하효과는 10%에 불과하고 나머지는 매출증가로 나타난다는 지적이다.
홍성수 NH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명품매출 급증추세에 대해 “소비 양극화에 따른 현상일 뿐 실질적인 내수 소비와는 크게 관계가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