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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초대석] 성윤갑 관세청장

대담-이용웅 경제부장 <a href="mailto:yyong@sed.co.kr">yyong@sed.co.kr</a><br>"청렴, 관세청 조직문화로 만들것"…'컬덕' 접목, 양질의 세관서비스 추구<br>반부패지도 만들어 부조리 발생 여지 차단…"전략보다 사람이 우선" 인재발굴에도 전력


[월요초대석] 성윤갑 관세청장 대담-이용웅 경제부장 yyong@sed.co.kr"청렴, 관세청 조직문화로 만들것"…'컬덕' 접목, 양질의 세관서비스 추구반부패지도 만들어 부조리 발생 여지 차단…"전략보다 사람이 우선" 인재발굴에도 전력 정리-손철 기자 runrion@sed.co.kr 사진-김동호기자 관련기사 • 관세청 혁신1등 어떻게 “임기 중 가장 하고 싶은 과제는 ‘청렴’을 관세청의 조직문화로 뿌리내리는 일입니다. 이를 위해 ‘반부패지도’를 만들어 잔존부조리 척결을 위한 10대 과제 해소에 적극 나설 계획입니다.” 취임(6월2일) 한달을 맞은 성윤갑 관세청장은 3일 서울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예를 들어 관세청의 자동응답전화에 ‘관세청 직원으로부터 금품수수 요구를 받은 사례가 있으신가요’라는 질문을 넣을 생각입니다. 모든 민원인들이 전화로 민원을 접수하거나 해결한 다음 청렴 관련 질문을 받게 되는 셈이지요.” 성 청장은 또 “마약ㆍ테러ㆍ위조 등 반사회적 범죄의 물품반입 적발에 조사력을 집중할 생각”이라며 “일반 여행객을 지나치게 불편하게 하는 건 득보다 실이 커 이는 지양할 것”이라고 밝혔다. -혁신 1위 부처인 관세청이 다음으로 추구하려는 것은 무엇입니까. ▲컬덕(cul-duct)을 아십니까. 문화(Culture)와 제품(Product)을 조합한 신조어인데 컬덕의 대표사례로 스타벅스가 꼽힙니다. 스타벅스는 커피만을 파는 곳이 아닙니다. 스타벅스만의 독특한 문화공간을 제공하며 비슷비슷한 제품에 경쟁력을 불어넣었습니다. 이제는 문화를 제품에 믹스해야 초일류가 될 수 있습니다. 관세청의 고품질 행정서비스란 제품에 문화를 접목하는 게 최우선 목표입니다. -그렇다면 관세청이 고객에 제공할 ‘문화’는 무엇입니까. ▲‘청렴’입니다. 청렴하면 행정기관 가운데 세관이 바로 떠오를 정도로 세관 직원의 청렴도를 높이려고 합니다. 세관에도 여전히 부조리가 있습니다. 이를 타파하기 위해 부조리 척결 10대 과제와 ‘반부패지도’를 만들고 있습니다. 세관업무를 단계별로 하나하나 검토해 부조리가 생길 수 있는 여지는 모두 차단해나갈 것입니다. -앞으로 관세행정 서비스에서 추가 혁신이 이뤄질 분야는. ▲창업보다 수성이 어려우니 더욱 혁신을 가속화해야 합니다. 오는 11월 ‘통관 싱글윈도’(단일창구) 오픈은 관세행정에 또 한번의 혁신을 가져올 것입니다. 일반 국민에게는 ‘통관싱글윈도’가 생소하겠지만 화주 등 수출입업무에 종사하고 있는 사람들에게는 매우 획기적인 일입니다. 통관을 위해 식약청ㆍ국립식물검역소 등 8개 기관을 동분서주하며 받아야 할 관련서류 대부분을 한 곳에서 한 번의 신청으로 끝낼 수 있게 되기 때문입니다. 즉 한번의 세관신고로 통관절차가 간소화되는 것은 물론 신고기재 사항이 대폭 축소(542개→287개)되고 기재요령도 통일됨으로써 신고서 작성이 쉬워집니다. 1차로 전체 관련서류의 92%가 싱글윈도로 처리되지만 궁극적으로는 환경부(폐기물), 통일부(남북 교역물품) 등 나머지 19개 행정기관의 추천서류도 이곳에서 처리되도록 할 것이며 수입뿐 아니라 수출ㆍ물류ㆍ전자무역에까지 이 시스템이 확대 적용될 것입니다. -세관운영의 기본방향은 무엇입니까. ▲세관 세무조사 대상은 줄이면서 적발률은 높인다는 게 관세행정의 기본 방향입니다. 현재 수입건수 500만건 중 세금탈루 혐의가 높은 약 5% 정도를 조사, 이중 40%의 적발률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조사대상은 줄이면서 적발률을 60%선으로 높일 계획입니다. 또 마약ㆍ테러ㆍ위조 등 반사회적 범죄와 관련된 물품반입 적발에 조사력을 집중할 방침입니다. 여행객을 지나치게 괴롭히는 건 득보다 실이 많습니다. 물론 친절한 서비스를 제공하면서도 보이지 않는 곳에서 세관업무를 철저히 할 수 있도록 기획조사 등 역량을 확대하고 있습니다. -외국과의 거래가 늘면서 재산 해외도피, 환치기, 자금세탁 등 불법 외환거래도 늘고 있습니다. ▲수출입 등 통상과 관련된 외환자료가 축적돼 환치기 범죄의 70%를 관세청이 적발하고 있습니다. 앞으로는 관세포탈, 밀수, 해외 재산도피, 수출가격 조작, (상표권 등) 지적재산권 침해 등 5대 범죄 가운데 이미 적발된 사건을 대상으로 재조사를 강화해 이들 범죄에서 파생된 자금세탁, 불법적 재산 해외도피 등을 추가로 적발하는 데 노력을 집중할 것입니다. 현재 이런 방법으로 17건의 사건에 대한 재떻怜?진행 중입니다. -개성공단 건설 등 남북교류가 활성화하고 있습니다. 개성공단 생산제품의 원산지 증명은 어떻습니까. ▲외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하는 과정에서 개성공단에서 생산되는 제품의 원산지 규정을 어떻게 할 것이냐가 주요 이슈입니다. 국내 원자재가 60% 이상 들어가면 개성공단에서 생산되는 제품도 한국산으로 원산지 평가를 받을 수 있어야 하는데 이는 다른 나라가 인정을 해줘야 합니다. 싱가포르와의 FTA에서는 개성공단 제품이 한국산으로 인정받았지만 일본 등과의 FTA에서는 어떻게 될지 알 수 없습니다. 각국의 이익과 연계된 문제여서 협상으로 풀 수밖에 없습니다. 원산지제도에 관세청이 강점을 갖고 있으므로 FTA 협상에 적극 참여해 남북교류에 일익을 담당할 생각입니다. -관세행정에 새롭게 6시그마기법을 도입한 이유는 무엇입니까. ▲6시그마는 사실 제조업에서 불량률을 줄이기 위한 경영활동이지만 6시그마가 발전하면서 서비스업 혁신에도 좋은 경영도구가 됐습니다. 관세행정은 곧 서비스잖아요. 서비스에서는 고객불만이 곧 결함이자 불량품입니다. 고객불만이 어떤 업무과정에서 나오고 이를 어떻게 해결해야 할지 통계적이고 분석적 도구인 6시그마가 상당한 도움이 됐습니다. -세계적인 관세행정의 흐름은 어떤 것입니까. ▲세계관세기구(WCO)는 2가지 중요한 목표가 있는데 하나는 ‘물류의 원활화’이며 다른 하나는 ‘무역안전’입니다. 무역안전은 테러 발생 등을 차단하기 위한 것이며 물류 원활화는 입항에서 반출까지 원터치서비스를 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지체율을 줄여 통관소요시간을 최소화하는 것도 포함됩니다. 전세계적으로 각국의 세관이 이 같은 2가지 공감대를 가지고 추진해가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것이 전세계적으로 통관 관련 신고서를 통일하려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화물의 고유식별번호를 모든 통관상품에 붙이는 ‘UCR(Unique Consignment Reference)’ 제도입니다. 신고서 통일은 현재 264개(version 2) 통일에 합의하는 등 진행 중입니다. 또 일부 선진국이 UCR를 추진하고 있으며 우리나라도 도입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이 두 가지가 이뤄지면 전세계 물류 원활화에 엄청난 기여를 할 것입니다. -재임 중 특별히 관심을 가지고 있는 업무 분야가 있다면. ▲인재발굴에 전력을 쏟고 싶습니다. 한 조직의 경쟁력을 좌우하는 건 바로 우수한 인재입니다. 조직은 전략보다 사람이 우선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동안 관세청은 상대적으로 인재양성에 소홀했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직접 우수직원 양성 및 발굴에 나서려고 합니다. -한중 보따리상 대책은. ▲7월부터 보따리상을 개별적으로 전산 관리하는 시스템을 구축, 운영할 예정입니다. 또 보따리상을 고용해 상용 농산물을 불법 반입하는 자금책 및 수집상을 철저히 단속할 방침입니다. -노무현 대통령과 부산상고 동문이시죠. ▲노 대통령은 53회, 저는 56회 입니다. 즉 노 대통령과는 3년 차이로 제가 입학했을 때는 이미 졸업하신 상태입니다. 노 대통령과는 한번도 본 적이 없습니다. 공직 30년 관세청서 한우물 자타공인 관세행정 최고전문가 성윤갑 관세청장은 지난 75년 행시 17회로 관세청에서 공직을 시작해 30년간 줄곧 관세청에서 성장한 정통 관세행정인이다. 관세청 3대 핵심과장(총괄징수ㆍ기획예산ㆍ총무과장)과 기획관리관, 심사정책국장, 광주ㆍ인천ㆍ부산본부 세관장 등 본청 기획업무와 세관집행업무를 두루 섭렵해 자타가 공인하는 관세행정 최고 전문가라는 평을 받고 있다. 2003년 4월 관세청 차장 부임 후에는 초일류세관추진기획단 단장 및 반부패추진기획단 단장으로서 '동북아 물류중심 실현'을 위한 '초일류세관 80대 혁신과제'를 선정, 추진하며 각 분야별 혁신을 주도했다. 정책결정시 고객지향적인 성향 역시 눈에 띈다. 차장으로 재직할 당시 관세행정에 대한 민간인ㆍ시민단체 참여를 적극 확대했고 업무계획부터 다양한 루트(PCRMㆍ홈페이지 등)를 통해 고객의 의견을 수렴ㆍ반영하도록 해 참여정부의 시책을 제대로 추진하고 있다는 평을 듣는다. 또한 내부고객(직원)에 대한 성과보상체계를 확실히 하도록 인사시스템을 대폭 개선해 열심히 일하는 사람이 혜택을 받도록 했다. 이는 평소 지론인 며느리(직원)가 시어머니(고객)에게 잘하도록 하려면 남편(관리자)이 며느리를 잘 대해줘야 그 감동이 시어머니에게 전달된다는 논리에 따른 것이다. 개인생활에서는 독실한 불교신자로서 금강경 해설서 '강을 건넜으면 뗏목은 버려야지 왜 메고 가나'를 저술(94년)했고 유식학 해설서 '행복한 삶을 위한 유식삼십송'(05년)을 저술하는 등 지금도 꾸준히 틈나는 대로 불교이론을 정리하는 습관이 있다. 전 천태종 총무부장(현 달성사 주지)인 덕수스님이 사촌 동생이다. 91년 관세청 총괄징수과장으로 있으면서 원산지제도 도입을 주도한 인연으로 최근 FTA 확산에 따라 특혜관세판정의 핵심업무가 된 원산지 분야의 국내 최고 전문가로서 '한국의 원산지표시제도에 관한 실증적 연구'로 올 2월 건국대학교 대학원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가족으로는 부인 권영자씨(서울 일원초등학교 교사ㆍ54)와 2남이 있다. ◇약력 ▦경북 청도(56) ▦부산상고, 고려대 사학과, 건대 경제학박사 ▦행시 17회, 관세청 기획관리관, 심사정책국장, 광주ㆍ인천ㆍ부산본부 세관장(이상 국장급), 관세청 차장 입력시간 : 2005/07/03 1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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