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선거후 정국 전망 시나리오

민주당이 4·13총선이후 정국 주도권을 잡을 수 있을까.정가에서는 총선이후 정국을 놓고 각종 시나리오가 나오고 있다. 민주당은 『한나라당이 승리할 경우 정치·경제적 혼란이 불가피하다』고 강조하고 있는 반면, 한나라당은 『여당이 승리할 경우 김대중(金大中)정부의 「독선」과 「독주」가 가속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자민련은 『민주당이나 한나라당 어느 당도 과반수 의석을 차지할 수 없다』고 단언하면서 자민련이「캐스팅 보트」로서 정국의 핵심역할을 하게 될 것으로 자신하고 있다. 먼저 민주당이 제1당이 될 경우 金대통령은 국정을 장악하고 자신감있게 제2의 개혁과 남북화해에 매진할 것으로 보인다. 金 대통령이 최근 모 일간지와의 회견에서 강조했듯 정치개혁은 물론, 기업구조조정 등 경제개혁도 가속화되리라는 전망이다. 물론 과반수에 못미치는 신승이면 여권이 정계개편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金대통령은 또 오는 6월로 예정된 남북정상회담 준비도 착실히 진행, 남북경협과 이산가족문제 해결의 실마리를 찾아 남북화해협력과 한반도 냉전종식의 기반을 닦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반면 한나라당은 「야권분열」등을 이유로 이회창(李會昌)총재에 대한 인책론이 제기되면서 지도체제가 크게 흔들리는 계기로 작용될 수 있다. 이 경우 李총재는 패배의 원인이 「사상 유례없는 관권 부정선거」에 있다고 몰아 외부의 적과 싸우면서 당내 반발을 무마시키는 대여(對與) 총력투쟁에 돌입할 가능성이 높다. 한나라당이 민주당보다 10석 이상 많은 의석을 차지하며 제1당을 고수하는 경우 정국의 주도권과 특히 선거전부터 강조해 왔던 금권·관권 선거 국정조사는 물론, 金대통령의 위상 자체를 뒤흔드는 대여 강경투쟁에 나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그러나 민주당은 최소한의 안정을 유지하기 위한 정계개편을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대해 야권은 강력히 반발할 것이 확실해 정국은 급격히 냉각될 것이라는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특히 한나라당이 과반수 의석을 확보할 경우 金대통령은 조기에 레임덕(권력누수) 현상에 시달릴 수도 있는게 사실이다. 이경우 국민의 정부의 추진력은 크게 떨어질 수밖에 없으며, 이에따라 외국인투자자의 이탈, 경제난 재연, 개혁의 중단 등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또 야당의 반대로 6월의 남북정상회담이 제대로 열리지 못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한나라당이 5석 안팎의 근소한 차이로 이길 경우 사실상 무승부로 오히려 민주당의 목소리가 더 커질 수도 있다. 호남, 충청, 강원, 제주를 모두 합친 의석이 영남과 똑같은 상황에서 5석 안팎의 차이로 졌다면 수도권에서 압승했다는 결론이기 때문이다. 물론 한나라당 지도부는 무승부가 아닌 승리로 규정하면서 대여 압박공세를강화할 가능성이 높다. 이렇게 되면 여권은 대야(對野)우위를 확보하기 위한 정계개편을 추진할 가능성이 높고, JP를 다시 끌어들이기 위한 노력도 대폭 강화할 전망이다. 여권은 남북정상회담을 위한 준비에도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한나라당 지도부는 여권의 금·관권 선거 등 악조건에서 이 정도 성과를 올린 것은 승리라고 평가하겠지만 비주류는 15대 때 의석수를 거론하면서 지도부 인책론을 제기할 가능성이 적지않다. 양정록기자JRYANG@SED.CO.KR 입력시간 2000/04/12 1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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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정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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