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통상부 계약직 특별채용에 합격한 유명환 장관의 딸이 채용 과정에서 특혜가 있었다는 의혹이 제기된 지 하루도 못돼 응모를 자진 취소했다.
유명환 장관은 3일 오전 외교부 청사 브리핑실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갖고 “아버지가 수장으로 있는 조직에 고용되는 것이 특혜 의혹을 야기할 수 있다는 점을 간과한 점을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또 “딸도 아버지와 함께 일하는 것이 적절치 않다고 생각해 공모 응시를 취소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1분이 채 되지 않는 분량의 이 같은 내용의 짧은 입장을 밝힌 뒤 유 장관은 기자들의 질문을 받지 않은 채 서둘러 브리핑실을 퇴장했다.
유 장관의 딸 특채논란과 관련해서 정치권도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안형환 한나라당 대변인은 “1명을 선발하는 시험에서 해당부처 장관의 딸이 혼자 선발됐다는 점은 일반 국민의 입장에서는 오해의 소지가 있다고 본다”며 “오이 밭에서는 신발을 고쳐 신지 말고, 오얏나무 아래에서는 갓을 고치지 말라는 말처럼 고위공직자일수록 오해를 받는 행동은 삼가야 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박지원 민주당 비대위 대표는 “외교부 장관 딸 한 사람만 특채하는 게 공정한 사회인가”라며 “이명박 대통령은 이 대통령 식 ‘공정한 사회’가 무엇인지 답변해줄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같은 당 양승조 의원은 “현대판 음서제도를 부활시킨 이명박 정권은 확실히 자기들이 해먹는 ‘끼리끼리 정권’”이라며 “이명박 정권이 조선시대로 역사를 거꾸로 돌렸다”고 주장했다.
박선영 자유선진당 대변인도 논평을 내고 “장관 딸만 특채하면서 과연 ‘공정한 정부’라고 할 수 있겠는가, 특별한 사람을 위한 '맞춤형 특별채용’도 이명박 정부의 청년실업 대책인가”라고 꼬집었다.
앞서 외교부는 지난달 31일 계약직 사무관 특별공채에서 유 장관의 딸을 최종 합격시켰다. 그러자 선발 인원이 1명에 불과하고 서류전형과 면접만으로 전형이 이뤄진 점, 심사위원 5명 중 2명이 외교부 간부였던 점 등을 들어 특혜가 아니냐는 논란이 제기됐다.
이에 따라 이명박 대통령도 이날 외교부의 유 장관 딸 특채 사실을 보고받고 특혜가 없었는지 조사를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