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오픈 이노베이션] <1부> 진화 멈춘 한국IT (1) 자만심이 부른 재앙

SW없는 IT코리아… 국제경쟁력 2년새 13단계나 추락<br>"영업 지장" 아이폰상륙 막고 외국기업 제품 제값 주면서 국내 SW업체엔 "값 낮춰라"<br>정책 폐쇄성에 혁신도 외면 '모바일 후진국' 전락 불보듯



SetSectionName(); SW없는 IT코리아… 국제경쟁력 2년새 13단계나 추락 [오픈 이노베이션] 진화 멈춘 한국IT (1) 자만심이 부른 재앙"영업 지장" 아이폰상륙 막고 외국기업 제품 제값 주면서 국내 SW업체엔 "값 낮춰라"정책 폐쇄성에 혁신도 외면 '모바일 후진국' 전락 불보듯 특별취재팀=임석훈차장(팀장) 송영규차장ㆍ최인철ㆍ임지훈기자 ImageView('','GisaImgNum_1','default','260'); ImageView('','GisaImgNum_2','default','260');

#1. 세계 정보기술(IT) 기업들이 총집결했던 스페인 바르셀로나의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2010 행사장. 전시장을 둘러보다 우리나라에서 온 한 기업 관계자를 만나 소감을 물어봤다. 그는 "여기서 만난 외국인들은 한국의 모바일 산업에 대해 묻지도 않는다. 관심이 별로 없는 것 같다. 오히려 인도네시아와 방글라데시 등에 대해 흥미를 가지고 있었다"고 말했다. #2. 지난 1월 초 기자간담회 자리를 마련한 김홍선 안철수연구소 사장에게 "왜 안철수연구소가 소프트웨어(SW)사업을 하려고 하냐"고 물었다. 김 사장의 대답은 뜻밖이었다. "우리나라에는 SW업체들의 씨가 말랐습니다. 아무리 찾아봐도 쓸 만한 업체들을 찾을 수가 없어요. 오죽하면 우리가 하려고 하겠습니까." 구글과 애플, 그리고 스마트폰과 앱스토어로 대변되는 '개방'과 '혁신'의 물결이 전세계 IT 지형을 송두리째 바꿔놓고 있다. 우리나라는 불과 2~3년 전까지만 해도 'IT 강국'임을 자처했지만 이후 혁신 소홀과 공급자 중심의 인식, 소통을 거부한 폐쇄성 때문에 진화를 멈춘 'IT 갈라파고스화'가 진행되면서 세계 흐름에서 소외됐다. 전문가들은 최근 미국과 유럽 등이 급부상하는 상황에서 대응이 계속 늦어질 경우 우리나라가 '모바일 후진국'으로 추락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진화 멈춘 한국 IT=세계에서 80번째로 아이폰 도입, 100여개국 이상에서 사용되는 아마존 킨들의 미진입국, 세계 IT서비스 시장점유율 1%, 마아크로소프트(MS) 인터넷 익스플로러(IE)의 시장점유율 99%…. 우리나라 IT 업계의 슬픈 자화상이다. 유선 초고속인터넷 보급률은 세계 1위지만 무선과 서비스 분야에서는 마치 아프리카의 어느 한 나라와 같다는 착각을 일으킬 정도다. 글로벌 시장에서 한국 IT의 위상도 갈수록 추락하고 있다. 실제로 이코노미스트인텔리전스유닛(EIU)에 따르면 한국 IT산업의 경쟁력은 2007년 3위에서 지난해 16위로 13계단이나 떨어졌다. 전문가들은 이렇게 된 근본원인을 우리나라 IT업계와 산업정책의 폐쇄성에서 찾고 있다. 한국형 모바일 인터넷 SW인 위피(WIPI) 의무화 폐지 논의가 진행되던 2008년 하반기. 방송통신위원회에 국내 모 대기업 관계자가 찾아왔다. 아이폰 도입을 최대한 연기해달라는 부탁 때문이었다. 실제로 방통위의 한 관계자는 "해당 기업에서 아이폰의 국내 도입을 미뤄달라는 부탁이 있었다"고 말했다. 결국 아이폰은 우여곡절 끝에 지난해 11월 말에야 들어올 수 있었다. 1년가량 일찍 찾아올 수 있었던 기회가 그만큼 늦어지게 된 것이다. 네트워크를 독점했다는 점을 이용해 가입자에게 조금이라도 돈을 더 받아내려는 통신사들의 데이터정책도 고립을 자초했다. 이웃나라인 일본이 2001년부터 데이터 정액제를 실시하고 있을 때에도 우리나라 이통사들은 꼬박꼬박 종량제를 적용, 가입자에게서 비싼 요금을 받아왔고 이는 우리나라가 3세대(3G) 이동통신을 가장 먼저 도입했음에도 불구하고 데이터 매출 비중이 미국과 일본의 절반 수준에 그치는 이유가 되고 있다. ◇사라진 도전정신="리스크 테이킹(Risk-taking)이라는 것은 실패를 감수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어떤 분야의 리더가 되려면 투자금을 날릴 각오가 돼 있어야 한다. 성공률이 100%인 프로젝트가 있으면 거기에서 혁신은 0%일 것이다." 에릭 슈밋 구글 최고경영자(CEO)가 최근 워싱턴포스트에 쓴 '혁신결핍증(Erasing our innovation deficit)'이라는 제목의 칼럼에서 언급한 내용이다. 위험을 감수하지 않는다면 혁신도 없다는 의미다. 국내 기업들에서 혁신을 찾는 것은 쉽지 않다. 안정성을 강조하다 보니 덩치 키우기에 급급할 뿐 도전하려고 하지 않는다. 벤처정신이 가장 강하다는 게임업계조차 이러한 도전 정신을 잃은 지 오래라는 평가다. 국내 최고라고 평가 받는 게임업체의 한 개발자는 "우리 회사의 유일한 단점은 항상 성공하는 작품만을 내놓는다는 점"이라며 "새로운 것에 대한 혁신의지를 높이는 게 가장 중요한 과제"라고 말했다. 혁신을 외면하는 것은 대기업들도 마찬가지다. 미국과 유럽에서 무선랜(WiFi) 개방과 스마트폰이 활성화됐을 때도 국내 통신사와 휴대폰 제조사들은 "아직 시장이 발전되지 않았다"며 외면하는 데만 급급했다. 그 결과 국내 대표 IT기업인 삼성전자의 휴대폰 부문 영업이익률(9.8%)은 애플(28.8%)의 3분의1에 불과하다. ◇기반이 없다=IT산업의 기반으로 불리는 SW산업도 국내에서는 미미하다는 표현조차 부끄러울 정도다. 국내 최대의 SW업체인 티맥스소프트는 매출액이 겨우 1,000억원에 불과하고 2위인 한글과컴퓨터 역시 480억원에 불과하다. MS가 우리나라에서만 올리는 SW 매출액의 3분의1 이하인 셈이다. 특히 국내 SW 시장의 상위 5개 업체는 모두 외국 업체들이고 국내 기업 가운데 가장 큰 티맥스소프트의 점유율은 2%에 불과하다. 이러다 보니 국내 IT 생산액가운데 SW의 비중은 8%에 불과하다. 하드웨어가 73%인 점과 비교하면 심각한 불균형이라고 할 수 있다. 전문가들은 상황이 이렇게 악화된 원인을 하드웨어와 통신 위주의 정책에서 찾고 있다. 특히 정부와 대기업의 전근대적 구매관행 및 국산화 정책은 그렇지 않아도 취약한 SW산업의 기반을 더욱 약화시키고 있다는 분석이다. SW업계의 한 관계자는 "SW와 개발자에 대한 평가기준이 제대로 정립되지 않아 정확한 가치를 측정하지 못하는 게 가장 큰 문제"라며 "외국 제품이 국내에 들어올 때는 제 가치를 인정 받고 들어오지만 같은 SW를 국내 업체가 개발하게 되면 국내 발주업체는 무조건 가격을 낮추라고 요구하는 상황이 빚어지고 있어서 이런 부분이 국내 SW산업의 발전을 가로막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국IT 재도약 키워드, 오픈 이노베이션] 기획·연재기사 전체보기 [이런일도… 부동산시장 뒤집어보기] 전체보기│ [실전재테크 지상상담 Q&A] 전체보기 [궁금하세요? 부동산·재개발 Q&A] 전체보기│ [알쏭달쏭 재개발투자 Q&A] 전체보기 [증시 대박? 곽중보의 기술적 분석] 전체보기│ [전문가의 조언, 생생 재테크] 전체보기 혼자 웃는 김대리~알고보니[2585+무선인터넷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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