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법인 MMF자금 2주새 10조원 '썰물'… 금리 인상으로 투자매력 떨어져

MMF 수익성 우려에 따른 환매ㆍ설 자금 수요 몰리며 2주 간 10조원 유출<br>전문가들 “급격한 자금유출 일단락 됐고, 곧 정상화 될 것”


지난 13일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이후 MMF(머니마켓펀드)에 투자했던 법인 자금이 급격히 빠져나가고 있다. 단기 금리가 가파르게 상승하면서 법인들이 만기 3개월 미만의 채권을 편입해 수익을 내는 MMF에서 돈을 빼 보다 높은 이익을 낼 수 있는 상품으로 이동을 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일부에서는 한국은행의 추가적인 기준 금리인상을 예측하고 있는 법인들의 지속적인 MMF 환매로 단기채권 물량 증가→금리 추가 상승→MMF 환매의 악순환이 이어지지 않을지 우려하고 있다. 28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26일 기준 MMF 설정원본은 67조852억원으로 집계됐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 인상 직전 일인 12일(76조6,423억원) 대비 약 10조원 정도 빠져나간 것이다. 이 가운데 법인 자금의 이탈이 가파르다다. 같은 기간 하이자산운용(2조715억원), 산은자산운용(1조339억원), KB자산운용(1조200억원), IBK자산운용(9,200억원)의 MMF 자금 유출이 두드러졌다. MMF에서 자금이 최근 급격하게 유출된 것은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이후 단기 채권금리가 급격히 상승하며 MMF의 투자매력이 떨어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일부 MMF가 기준금리(2.75%)보다 낮은 수익이 예상되자 법인들이 적극적인 환매에 나서게 된 것이다. MMF는 통상 만기 3개월 이내의 단기채권을 편입해 수익을 내는 구조이기 때문에 단기채권 금리가 올라가면 채권 값이 싸져 수익성이 하락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윤여삼 대우증권 연구원은 “1월 기준금리 인상으로 통안채(364일)금리가 3.49%까지 올라와 있고 CD금리도 3%를 넘어서면서 추가적인 금리인상에 대비해야 한다는 의견이 팽배해 있다”며 “3개월 미만의 채권 위주로 듀레이션을 가져가는 MMF는 단기금리가 급격하게 올라버리면 가격조정이 발생해 기준가가 급격하게 하락한다는 점도 영향을 줬다”고 분석했다. 특히 장부가를 반영하는 MMF의 괴리율(장부가-시가)이 0.5%가 넘어서 시가로 반영하게 될 경우 수익성이 더욱 낮아질 수 있다는 ‘우려’도 MMF 환매를 부추긴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함께 설 연휴를 앞두고 자금이 필요한 법인들이 초단기금융상품인 MMF에서 대거 자금을 뺀 것도 MMF의 자금 유출이 급격히 진행된 원인으로 꼽힌다.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들은 과거 금리인상 시 MMF에서는 자금이 유출됐다가 다시 들어오는 사례가 반복됐다며 급격한 MMF 유출사태는 없을 것으로 전망했다. 한 자산운용사의 고위 관계자는 “과거 기준금리를 계속 인상할 때 MMF에서 자금이 20% 정도 빠졌다”며 “금리 인상 직전 77조에서 현재 10조원 정도 빠졌기 때문에 4~5조원 가량의 추가 유출은 염두에 둬야 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일부에서 채권 환매가 계속 일어나며 괴리율이 0.5%가 돼 MMF가 시가로 반영될 것이라는 우려가 있는데, 현재 업계에서 가장 높은 곳도 0.03% 수준이다”며 “일부MMF 운용사에서 자금이 급격하게 빠진 것에 시장이 놀라고 있지만 오늘(28일) 기관을 중심으로 1,500억원 수준의 자금이 MMF로 들어왔다”고 전했다. 또 다른 자산운용사의 채권 매니저도 “설 날 자금 수요, 법인의 자금 스케쥴 등 때문에 급격한 환매가 일어났지만 걱정할 수준은 아니다”며 “혼란은 진정될 것이다”고 밝혔다. 일부에서는 기준금리의 지속적인 인상이 예상되기 때문에 MMF의 자금 유출이 단기 자금 시장에 충격을 줄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한 증권사의 채권 담당 연구원은 “MMF 잔액 77조원 중 10조원이 면 적지 않은 비중”이라며 “일부 MMF는 기준가 대비 마이너스까지 나오고 있고 환매로 단기채권이 시장에 풀리면 단기채권금리 상승에 이어 또 다시 환매를 부르기 때문에 단기 금리가 불안해 질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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