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강한 외부 자극에 저항하는 '생명체의 힘'

■생물과 무생물 사이 ■후쿠오카 신이치 지음, 은행나무 펴냄<br>日분자생물학자 '동적 평형'론 제시


미국산 수입 쇠고기의 광우병 위험성을 두고 온 나라가 시끄럽다. 철저한 검역으로 광우병 감염 가능성을 줄이겠다고 정부는 공언하지만 상당수 국민들은 예상할 수 없는 질병의 공포를 우려한다. 감염 위험이 있다손 치더라도 병에 걸리지 않을 수 있는 일이지만, 안전하다고 장담해도 병에 걸릴 가능성은 존재하기에 그러하다. 인간의 몸은 부품을 끼워 맞춰 만드는 ‘조립식 장난감’ 구조가 아닐 뿐더러 생명현상에는 고정된 정확성으로는 도저히 설명할 수 없는 ‘동(動)적인’ 특성이 존재하기 때문인데, 분자생물학자인 후쿠오카 신이치는 과학에세이 ‘생물과 무생물 사이’를 통해 이에 대해 얘기한다. 그는 일찍이 ‘프리온설은 사실일까’ ‘소고기 안심하고 먹어도 되나?’ 등의 저서로 과학저널리스트상을 수상한 바 있다. 스위스의 한 연구팀이 광우병 소의 뇌를 실험용 쥐에 투여했는데, 예상과 달리 쥐는 건강했다. 오히려 광우병 원인 물질인 프리온 단백질을 3분의 1가량 제거해 불완전한 상태로 만들어 투입하자 쥐는 광우병에 걸려 죽었다. 또 췌장기능에 관심 있던 저자가 관련 DNA를 제거한 쥐를 만들었는데 쥐는 아무렇지 않게 건강하게 잘 살았다. 의외의 결과는 강한 외부 자극에 대해 생명체 조각들이 상호작용을 일으켜 예전의 평형상태로 돌아간 것에 기인한다. 저자는 이 같은 생명의 ‘동적 평형’을 핵심 이론으로 제시한다. 그는 “항상성을 유지하려는 생명의 활동, 동적 평형이 갖는 유연한 적응력과 자연스러운 복원력에 감탄해야 한다”고 말한다. 하버드와 록펠러대학에서 연구생활을 해 온 저자가 과학자 특유의 논리적인 방식으로 가설의 입증 과정을 보여주지만, 자신의 연구 경험과 생명관을 투영함에 있어서는 간결하면서도 문학적 표현들을 사용해 책을 독파하는 게 그리 힘들지 않다. 이미 일본에서는 50만부 이상 팔린 베스트 셀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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