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루사가 한반도를 관통하면서 엄청난 인명과 재산 피해를 남겼다. 루사는 동해로 빠져나갔지만 할퀸 상처로 전국토와 국민이 신음 중이다. 태풍 루사는 지난 69년 최대의 피해를 안겨주었던 사라호 에 버금가는 A급 태풍으로 강풍과 폭우를 동반했고 더욱이 전국을 휩쓸고 지나갔기 때문에 피해가 클 수밖에 없었다. 초속 50m에 육박하는 기록적인 강풍에다 느린 진행속도와 국지성 폭우까지 겹쳐 재해가 전국적이고 규모도 컸다. 지금까지 알려진 바로는 인명피해만도 사망 실종이 70여명에 이른다. 재산피해는 과거 어느 태풍 때보다 더하여 천문학적인 숫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철도 도로 항공 해운이 한때 전면 두절되어 물류와 인적소통이 마비되는 최악의 사태를 경험했다. 지역적으로는 전기 전화가 끊기고 산사태로 차량이 매몰되는 재난을 당했다. 농경지는 물다바가 되고 과일은 강풍을 이기지 못하고 힘없이 낙과했다. 저수지가 넘칠 위기로 피난을 가고 집을 잃은 시름에 고통하는 이재민이 늘어가고 있다. 특히 지난 폭우로 피해를 입은 지역은 거듭되는 재해에 망연자실 넋을 잃은 상황이다. 따라서 앞으로 인명과 재산피해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태풍은 사람의 힘으로 막을 수는 없다고 하지만 피해의 최소화는 사람의 힘으로 가능하다. 이재 재해복구에 총력을 기울여야 할 때다. 재해를 이겨내는 데는 무엇보다 이재민이 용기를 잃지 않도록 하고 재기의 의욕을 북돋우는 일이다. 여기에는 정부는 물론 국민적인 정신적 지원과 물질적 도움이 필수적이다. 생필품과 거처 마련 등 당장의 지원도 필요하지만 재해지역 복구는 장기적인 안목으로 완벽한 시설이어야 한다. 일차 재난에 이어 뒤따르는 질병이나 이차적인 재난에도 세심하게 대비하지 않으면 안된다. 이같이 어려운 때에 지난 월드컵 경기 기간 중에 보여주었던 국민적인 응집력과 애국심을 다시 한번 발휘해야 할 것이다. 온국민의 작은 나눔은 또 다른 '훈훈한 태풍'이 되어 이재민에 용기와 희망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이는 재기와 복구를 앞당기게 될 것도 분명하다. 정치권의 정쟁자제도 필수적이다. 이재민의 신음소리가 그칠 때까지만이라도, 그들의 삶이 제자리로 돌아올 때까지만이라도 정쟁은 중단되어야 한다. 그것이 정치하는 사람들의 최소한의 도리일 것이다. 이번 태풍의 후유로 해서 경제가 더욱 어려질 것이 우려된다. 기업 생산활동에 차질을 빚고 물류가 원활하지 못하며, 곡물 채소 과일 등의 공급부족 등으로 물가도 오르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정부의 세심한 정책적인 배려가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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