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증권일반

[에셋 플러스] 지금 자금시장 흐름은

외국인 순매수 강도 채권ㆍ증시에서 나란히 약해져<br>주식형펀드에서 빠진 돈 자문형 랩으로 이동


국내 자금시장에서 지난 1월 기준금리 인상 이후 외국인의 움직임에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증시 2,000시대를 이끌었던 외국인은 연초 이후 국내시장에서 순매수 강도를 눈에 띄게 줄였다. 채권시장에서는 지난해 12월 순매도를 기록한 데 이어 지난 1월에도 순매수 규모가 크게 줄어들며 국내채권에서 ‘서서히’ 발을 빼는 모습이다. 개인자금은 증시에서 ‘갈팡질팡’하고 있다. 증시 대기자금인 종합자산관리계좌(CMA) 잔고는 사상 최고치를 기록할 정도로 크게 늘었지만 정작 주식시장에 활발히 유입되지는 못하고 있다. 주식형펀드는 환매가 지속돼 기관의 증권ㆍ채권시장 순매수에 발목을 잡고 있다. 다만 자문형 랩 등 랩 어카운트에는 자금이 지속적으로 몰리며 시중 자금의 ‘블랙홀’ 역할을 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올해 국내에서 금리인상이 지속적으로 이뤄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국내채권의 매력이 떨어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주식시장에서 외국인의 급격한 이탈은 발생하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외국인, 국내시장에서 발 빼나=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국내 장외채권시장에서 총 3조원 규모의 순매도를 기록했던 외국인들은 연 초 이후 한국은행이 기준금리 인상을 발표한 지난 1월13일까지 장외시장에서 총 7,369억원 상당의 채권을 순매수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금리인상 다음 날인 14일부터 26일까지는 1,667억원 어치를 순매수하는 데 그쳤다. 채권시장에서 악재로 받아들여지는 국내 기준금리 인상이 진행된데다 중국 긴축이 국내 긴축으로 이어지면 채권 수익률이 하락할 것이라는 분석 전망 때문으로 풀이된다. 차상기 금융투자협회 채권시장팀장은 “지난해 채권시장에서 순매수를 기록했던 외국인들이 지난해 11월부터 순매수를 좀 줄이고 있는 상황”이라며 “기준금리가 오르면서 지난해 30조원 대였던 거래량이 지난 1월26일 현재 22조원에 그치는 등 거래가 위축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차 팀장은 이어 “1월에 기준금리가 올랐고 향후 더 오르지 않겠느냐는 전망이 우세하다”며 “금리 인상의 연장선상에서 채권 가격은 떨어지기 때문에 거래가 위축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주식시장에서도 외국인의 순매수 강도가 눈에 띄게 줄었다. 지난해 9월 유가증권시장에서 총 4조3,000억원 대의 순매수를 기록했던 외국인들은 연 초 이후 지난 1월27일까지 1조2,009억원 어치를 순매수 하는 데 그쳤다. 그러나 증시 전문가들은 외국인의 순매수 강도 약화가 시장 이탈로 단정하기는 힘들다는 의견이다. 조병현 동양종합금융증권 연구원은 “지난해만큼 강한 매수세가 나타나지 않은 것은 맞지만 국내나 미국 증시 모두 기술적인 부담이 있을 만한 시점에서 나타난 단기매매 관점의 접근”이라며 “미국의 경기회복과 더불어 펀드 자금의 유입 역시 지속될 것으로 판단되기 때문에 외국인 매수에 대한 기대감은 여전히 유효하다”고 평가했다. ◇개인자금 랩 어카운트로 이동= 개인들의 자금은 관망세를 보이는 가운데 지난 1월 소폭 순매수로 돌아섰다. 국내 주식형 펀드에서 올 들어 지난달 25일까지 총 1조7,050억원의 자금이 빠져나갔지만 유가증권시장으로의 개인자금의 유입은 연초 이후 지난달 27일까지 5,383억원을 기록했다. 지난 12월 개인이 유가증권시장에서 5,537억원을 팔아치운 것과 비교해 개선됐다는 평가다. 그러나 지난 1월11일 CMA잔고가 사상 최고치인 45조3,257억원을 기록했고 같은 달 25일 기준으로도 44조83억원 상당의 자금이 여전히 CMA에 묶여 있는 점은 개인의 관망세를 엿보이게 하는 대목이다. 한편 랩 어카운트, 특히 고수익을 추구한다고 알려진 자문형 랩으로 돈이 지속적으로 몰리고 있는 것은 주목할 만 하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삼성증권, 우리투자증권 등 주요 11개 증권사의 자문형 랩 잔고는 5조3,834억원에 달했다. 최근에도 증권사들이 각 종 자문형 랩을 출시해 투자자 유치 경쟁에 나서고 있는 것을 감안하면 갈 곳 잃은 유동성의 자문형 랩 정착은 앞으로도 계속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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