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美,부동산 버블 터지면 어떻게 될까

주가폭락보다 파급영향 커

미국에서도 부동산 값을 둘러싼 버블 논쟁이 벌어지고 있는 가운데 과거의 주식시장 폭락장세가 주택시장에서 재연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2일자 기사에서 주택시장은 여러 모로 주식시장과 다른특징을 지니고 있다면서 주택가격이 급락할 가능성을 일단 낮게 전망했다. 신문은 우선 주식은 순수하게 금융투자의 성격을 띤다고 지적했다. 즉, 주식의 경우는 적은 거래비용으로 순식간에 팔아 치울 수 있고, 팔았다고해서 곧바로 다시 다른 주식을 사야하는 것은 아니지만 주택은 팔게되면 다른 집으로 이사가야 하는 등 거래에 따르는 시간과 비용이 만만치 않다는 것이다. 신문은 미국 주택가격의 전반적 급락 가능성을 낮게 보고 있는 앨런 그린스펀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을 인용해 미국에서 주택 거래시 수반되는 총비용이주택가격의 10% 수준에 육박한다고 지적했다. 반면 주식 거래비용은 구입가의 1∼2% 수준. 또 주택은 매물로 시장에 나와 거래가 성사되기까지 통상 6주 가량 걸리는 등주식에 비해 손 바뀜이 훨씬 비탄력적이다. 신문은 2003년 한해 동안 미국 내의 신규 및 기존 주택 매매 실적이 전체 주택의 6%에 그친데 비해 뉴욕증권거래소 주식의 경우 연간 거래실적이 시가 대비 100%에 달하는 것이 이를 잘 보여준다고 밝혔다. 이밖에 주식은 가격 등락을 이용한 공매도나 파생상품 등의 다양한 매매 방식이존재하지만 주택은 값이 떨어지는 시기에는 손해를 회피할 마땅한 방법이 없는 등거래방식이 제한돼 있다. 이런 연유로 주택가격의 진폭은 주식에 비해 작을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물가상승률을 감안한 미국의 주택 및 주식 가격은 공히 1976년 이래 3분의1 가량 떨어진 상태지만 주택가격의 연간 최대 하락폭은 1980년의 6%였지만 주가는 최소8차례나 20% 이상 폭락했고, 특히 2001년 3.4분기엔 하락폭이 무려 29%에 달했다. 펀드매니저인 테드 아론손은 WSJ와의 인터뷰에서 "모든 사람이 집을 팔아치우고트레일러로 거주지를 옮기겠느냐"고 반문하면서 주택가격 붕괴 현상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WSJ는 그럼에도 주택가격이 급락하게 되면 주택의 전체 가치가 절대적으로 크기때문에 주식 시장 폭락 장세와는 비교할 수 없는 파급효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국의 전체 주택 가치는 지난 3월 기준으로 국내총생산(GNP)의 145%에 달한다. 이는 주식시장이 정점에 올랐던 2000년(GNP의 130%)과 현재(GNP의 82%)의 주식 및뮤추얼 펀드 가치에 비해 훨씬 큰 것이다. 또 주식자산은 부유층에 밀집돼 있지만 주택은 그렇지 않다고 신문은 지적했다. 실제 2001년의 조사에서 미국 전체 가구의 68%가 평균 12만2천달러 짜리 주택을보유한 것으로 나타났지만 직접 또는 간접 투자를 통해 주식자산을 보유한 가구는 52%에 그쳤고, 가구당 평균 주식 보유액도 3만4천300달러에 불과했다. 이와 함께 전체 미국 가구가 주택을 담보로 대출받은 돈이 금융자산 투자를 위해 증권업체 등에 진 채무액(1천940억달러)을 능가하는 7조7천억달러에 육박하고 있다. 신문은 미국 시중은행권 자산의 40%를 주택 담보 대출이 차지하는 상황에서 주택가격이 하락하면 은행자산의 부실을 초래하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신문은 아울러 국제통화기금(IMF)의 연구자료를 인용해 주식 재산이 1달러 줄면4센트의 소비감소 효과가 나타나지만 주택자산 감소에 따른 소비위축 효과는 1달러당 무려 7센트에 달한다며 주택가격 붕괴는 소비부문에도 악영향을 끼치게 될 것으로 전망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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