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20 회원국 대표들은 지난 19일(현지시간)부터 이틀 동안 모스크바에서 열린 재무장관 및 중앙은행 총재 회동을 마친 후 이 같은 내용의 공동선언문을 발표했다.
성명에서 회원국들은 "미국의 출구전략 시행과 관련한 불확실성을 줄이기 위해 선진국 통화정책의 변화는 신중하게 조정되고 (시장과) 명확히 소통돼야 한다는 데 합의했다"고 말했다. 아직 미약한 글로벌 경제의 성장 기조를 감안, 선진국들이 주의 깊게 출구전략 시기를 모색하고 시장과의 사전 소통을 통해 불확실성을 해소해나갈 것이라 약속한 셈이다.
일각에서는 미 연방준비제도(Fedㆍ연준)의 출구전략 움직임으로 유동성 위기에 직면한 신흥국이 '최소한의 안전망'을 확보한 것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G20은 이어 오는 9월 개최될 정상회담에서 2016년 이후 중기 재정개혁 방향을 주요 의제로 내세우기로 의견을 모았다. 로이터는 이와 관련, 주요 선진국이 오는 2017년까지 달성하기로 목표한 국내총생산(GDP) 대비 채무비율 목표치 자료를 입수해 공개했다. 자료에 따르면 미국의 부채비율은 2016년 78.1%로 지난해(72.6%)보다 높아지지만 2017년에는 77.3%로 하향 추세를 밟게 된다. 유럽연합(EU) 부채비율도 지난해 86.9%에서 올해 89.8%로 상승했다가 2017년에는 82.1%로 낮아지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반면 일본은 회원국들이 요구해온 중기 재정개혁 방안을 공개하지 않아 G20 내부에서 논쟁이 일었다. AP통신은 "공동성명 초안에 미국과 일본의 중기 재정전략 이행을 촉구하는 내용이 담겼으나 일본이 반발하면서 막판에 삭제됐다"고 보도했다.
한편 현오석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번 회의를 계기로 국제사회에서 발언권을 높였다. 현 부총리는 미국의 출구전략 조정이나 지역금융안전망(RFA) 강화 등 모든 국가가 필요성을 공감하는 이슈에 설득력 있는 방안을 제안했다. 아울러 주요국 재무장관들과의 릴레이 양자회담, 전체 회의에서의 선도적 발언 등을 통해 공동합의를 도출하는 데 발로 직접 뛰었고 좋은 결과를 얻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선진국과 신흥국 간 미묘한 입장 차를 보이고 있는 미국의 출구전략과 관련해 '가교역할'을 수행한 것이다.
현 부총리는 앞서 신흥국에 전이된 부정적 파급효과가 다시 선진국으로 번지는 '역 파급효과'를 제시하며 선진국이 자국 상황뿐만 아니라 세계경제를 고려해 출구전략의 시기와 속도, 방법을 신중히 결정해야 한다고 촉구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