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발언대] 복수노조제 시행에 거는 기대


7월1일부터 모든 사업장에 복수노조가 허용된다. 복수노조 제도는 지난 1997년 3월 제정된 '노동조합 및 노동쟁의조정법'에 반영된 이후 세 차례 시행을 유보해오다 이번에 시행되는 것이다. 선진 여러 나라가 오래 전부터 시행하고 있는 제도로 늦은 감이 있지만 이제 우리나라도 국제기준에 부합하는 선진적 노사관계 제도의 틀을 갖추었다. 제도 시행의 초기에 유의해야 할 사항이 몇 가지 있다. 첫째, 노사의 단체교섭과 단체협약은 1사 1교섭을 통해 사업장에 하나의 단체협약이 적용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개별 노동조합은 교섭창구를 단일화해서 교섭대표노동조합을 정해야 한다. 둘째, 2011년 7월1일 이후 노사가 교섭하고자 하는 경우 사용자는 사업 내 복수의 노동조합이 조직돼 있는지 여부를 게시판 등에 공고, 확인해야 한다. 복수노조 여부를 확인하지 않고 단체협약을 체결하는 경우에는 그 효력이 상실될 수 있기 때문이다. 셋째, 소수 노동조합에 대한 차별을 방지하기 위한 장치가 마련됐다. 교섭대표노동조합과 사용자는 교섭창구 단일화절차에 참여한 노동조합 또는 조합원 간에 합리적 이유 없이 차별하지 못함을 유의해야 한다. 넷째, 노동조합의 단체교섭 요구 사실을 사용자가 공고하지 않거나 노동조합 간 교섭대표노동조합을 자율적으로 정하지 못하는 등 노사 간 이견이 있는 경우 노동위원회의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종전의 제도에서는 사업장 내 2명 이상의 근로자가 노동조합을 조직하면 가입 대상 근로자 범위가 중복되는 새로운 노동조합은 설립될 수 없었다. 또한 그 노동조합에는 제도적으로 사용자와의 교섭권이 배타적으로 보장되는 불합리한 점이 있었다. 그 결과 사업장 내 다양한 근로자의 의견을 반영하기 어려웠다. 복수노조 제도가 시행되면 근로자는 가입을 희망하는 노동조합을 자유의사에 따라 선택할 수 있게 된다. 근로자의 단결권도 제한 없이 보장되며 근로자 의견이 반영될 수 있는 기회의 폭이 넓어졌을 뿐 아니라 정규직과 비정규직 등 근로조건의 차별도 예방할 수 있게 됐다. 복수노조 제도가 시행되면 노동조합을 조직하는 사례가 늘어 노노 간 갈등 등 노사관계의 악화를 우려하는 시각도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공무원ㆍ교원에 대해 복수노조 제도가 이미 시행 중이다. 복수노조 시행 이후 노동조합 간 상호 협력과 건전한 경쟁을 바탕으로 한층 성숙한 노사관계로 발전하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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