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준기(사진) 동부그룹 회장이 최근 불거지고 있는 유동성 위기설에 대해 직접 해명하고 나섰다.
김 회장은 지난 19일 동부제철 당진 공장에서 열린 임원회의에 참석해 "최근 외부에서 동부제철에 대해 우려하는 시각이 있는데 (유동성 위기설에 대해) 제대로 알려지지 않은 부분이 많아 안타깝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요즘 같은 극심한 불경기에 상위 몇몇 기업을 빼고 확실한 캐시카우가 있는 회사가 과연 몇이나 되겠나"라며 "기업은 겉으로 드러난 수치 외에도 현재 가시화된 성과와 향후 발전 가능성이 중요한데 동부제철에 대해 제대로 알려지지 않은 부분이 많아 안타깝다"고 덧붙였다. 이날 회의에는 동부제철 본사와 전국 사업장에서 근무하는 모든 임원이 참석했다.
김 회장은 동부제철의 유동성 위기설에 대해 조목조목 반박했다. 그는 "현재 동부제철의 차입금은 제도권 금융기관 여신이 76%, 회사채가 24%로 기업어음(CP)이 없기 때문에 차입구조가 매우 정상적"이라며 "(외부에선) 부채비율이 270%라 높다고 하는데 새로운 사업에 투자해 도전하는 과정에서 일시적으로 있을 수 있는 일로 결코 우려할 수준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그는 이어 "현재 진행 중인 재무구조 개선작업에 더해 정부의 회사채 신속인수제도를 적극 활용해 선제적으로 대응할 것"이라며 "내년부터 열연 부문의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예상돼 내년 말에는 부채비율이 210% 수준이 되도록 운영하겠다"고 강조했다.
김 회장은 동부제철의 향후 사업전망에 대해서도 강한 자신감을 나타냈다. 그는 "최근 현대제철과 하이스코가 열연과 냉연 사업의 시너지를 높이기 위해 합병했듯 동부제철은 이미 수익성 높은 냉연 사업의 바탕 위에서 열연 사업에 투자한 만큼 시간이 지날수록 안정성은 물론 경쟁력이 더욱 발휘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김 회장은 "전기로 제철은 역사가 25년여밖에 안된데다 아시아에서는 포스코 같은 고로회사들의 시장지배력 때문에 아직 진가가 제대로 알려지지 않아 오해와 우려가 있는 게 사실"이라며 "전기로제철은 기존 고로제철에 비해 투자비와 이산화탄소(CO2) 배출량이 4분의1에 불과하고 생산기동성이 뛰어나 이미 미국에서는 전체 철강 생산의 70%를 차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오랜 노력 끝에 기술 개발과 제조 원가 절감에서 가시적인 성과를 거두기 시작했으며 지금과 같은 장기불황에서는 동부제철이 가장 경쟁력 있는 회사가 될 것으로 확신한다"고 힘주어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