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개발연구원(KDI)이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2.6%로 낮춰잡았다. 이는 KDI가 지난해말 처음 제시한 올 성장률 전망치 5.3%의 절반에도 못미치는 것으로 80년과 98년을 제외하면 사상최악의 성장전망치다. KDI는 그러나 내년에는 세계경제 회복세에 힘입어 수출이 견조하게 증가하고 내수부진도 어느 정도 만회돼 4.8%의 성장을 이룰 것으로 예상했다.
KDI는 16일 `2003년 3ㆍ4분기 경제전망` 보고서를 통해 올 성장률은 3ㆍ4분기 발생한 파업과 태풍피해 등으로 당초 예상보다 훨씬 낮은 2.6%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지난해 성장률 6.3%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것으로 2차 오일쇼크와 외환위기의 직격탄을 맞은 80년(-2.1%)과 98년(-6.7%)을 제외하곤 가장 저조한 성장이다.
KDI는 올 1ㆍ4분기 3.7%에서 2ㆍ4분기 1.9%로 바닥을 다진 우리 경제는 3ㆍ4분기 2.3%, 4ㆍ4분기 2.4% 등으로 점차 회복할 것으로 관측했다.
KDI는 하반기에도 설비투자부진이 지속돼 연간 -1∼-2% 수준의 감소세를 기록하겠지만 내년에는 6.2%로 반등할 것으로 전망했다. 민간소비 증가율도 올해 -1% 안팎까지 하락한 후 내년에는 성장률과 비슷한 4.6%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경상수지는 수출이 예상외로 호전된 데 힘입어 당초 전망했던 18억달러흑자보다 크게 늘어난 64억달러흑자를 낼 것으로 전망했다. 수출은 내년에도 올해와 비슷한 13%대의 증가율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됐다.
KDI는 특히 올해 2차례의 추가경정예산편성 등으로 재정지출규모가 GDP의 25.6%에 달하는 159조3,000억원까지 늘어나, 증가세가 지속되면 재정건전성이 위협받을 것으로 우려했다.
<권홍우기자 hongw@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