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 추석연휴 동안 막상 갈 곳을 찾아보면 그리 많지 않다. 오랜만에 안방에서 평소에 바빠서 보지 못했던 비디오를 감상하는 것도 보람 찬 추석연휴를 보내는 한가지 방법이다. 추석연휴동안에 볼만한 비디오를 알아본다.
◇극장에서 놓친 흥행작=올해 국내 개봉영화 중 흥행순위 1위를 차지한 흥행대작 ‘태극기 휘날리며’를 비롯해서 안젤리나 졸리와 에단 호크 주연의 연쇄살인범을 다룬 스릴러물 ‘테이킹 라이브즈’, 그리고 류승완, 류승범 형제의 연출과 주연이 돋보였던 신감각 도시무협을 표방한 ‘아라한 장풍대작전’. 여기에 쿠엔틴 타란티노의 신작이자 1편에 이어 화려한 동양 액션과 새로운 연출을 시도해 흥행에도 성공한 ‘킬빌 2’, 권상우 신드롬을 몰고온 ‘말죽거리잔혹사’ 등이 있다.
◇화제작=부시에게 정면으로 도전장을 내며 이번 미국 대선에서 변수로 작용할 정도로 영향력있다고 화제가된 올해 칸느 영화제 대상 수상작 ‘화씨911’을 필두로 조지 로메로 감독의 대표적인 좀비 영화 걸작 ‘시체들의 새벽’을 현대 감각으로 리메이크한 ‘새벽의 저주’, 스릴러가 취약한 국내에서 눈에 띄게 탄탄한 시나리오와 좋은 연기력으로 완성도 높은 범죄스릴러로 평가 받는 ‘범죄의 재구성’, 송강호와 문소리 두 연기파 배우의 호연이 돋보이며, 박정희 시대에 대한 논란을 불러일으킨 ‘효자동 이발사’, 그리고 예수의 가장 극적인 시기를 영화화해 논란과 화제를 불러온 ‘패션 오브 크라이스트’ 등이 있다.
◇가족영화=전편 흥행에 고무되어 제작된 2편 ‘스쿠비두 2: 몬스터 대소동’은 말하는 개 스쿠비두의 종횡무진 활약상을 코믹하게 그리면서 액션과 컴퓨터그래픽을 접목해 마치 만화를 실사로 보는 듯한 환상적인 코믹 액션물이다. ‘스쿨 오브 락’은 보수적인 정통학교에 새로 부임한 선생님이 아이들에게 락을 가르치면서 일어나는 해프닝을 유쾌한 감동으로 담아낸 영화. 전도연, 박해일, 고두심 주연의 ‘인어공주’는 부모님의 연애담을 듣는 독특한 재미를 환타스틱한 장치를 통해 영상화해 호평을 받았다.
◇연인을 위한 영화=김래원, 문근영 주연의 ‘어린신부’는 10대 신부와 20대 신랑의 철없는 신혼일기를 아기자기한 에피소드로 엮어가며 잔재미를 주는 로맨틱 코미디. 이에 반해 ‘사랑할 때 버려야 할 아까운 것들’은 황혼에 찾아온 가슴뛰는 연애담을 잭 니콜슨, 다이안 키튼, 키아누 리브스 등의 연기파 배우들의 호연과 유쾌한 터치로 상큼하게 그리고 있다. 강동원, 조한선 두 꽃미남들의 등장으로 10대들의 열렬한 지지를 받았던 ‘늑대의 유혹’과 김정은, 김상경 주연의 ‘내 남자의 로맨스’는 각각 10대때 첫사랑의 감수성과 20대를 함께한 10년 넘는 긴 연애사를 제각기 나름대로 유쾌하게 그리고 있다.
◇애니메이션=월트 디즈니의 장수 인기 캐릭터인 라인온킹의 두번째 이야기 ‘라이온킹 2’도 새롭게 출시되었다. 올 여름 극장가에서도 선보였던 ‘망치’와 일본 애니메이션 ‘천공성의 라퓨타’도 속속 안방극장을 찾고 있다. 할리우드에서 인정받고 있는 ‘애니매트릭스’의 한국계 감독 피터 정의 신작 ‘애니 리딕’도 출시되었다. ‘리딕: 헬리온 최후의 빛’의 전편 이야기를 애니메이션으로 만든 ‘애니 리딕’은 피터 정 감독 특유의 유연하고 감각적인 그림체가 잘 살아있다는 평가를 받는 SF 액션 애니메이션으로 3D와 2D가 혼재돼 있다. <자료제공:시네뱅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