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내달 프로그램매물 벌써 '경계령'

매수차익잔액 3조3,000억 달해 '부담'<br>올 마지막 만기일에 최대 2조 쏟아질듯

11월 옵션만기일에도 3조3,000억원에 달하는 프로그램 매수차익잔고가 매물화하지 않고 순조롭게 넘어가자 벌써부터 12월 트리플위칭데이 만기일에 대한 경계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올해 마지막 만기일인 12월의 트리플위칭데이(주가지수선물ㆍ옵션ㆍ개별주식옵션 동시만기일)에 1조~2조원 규모에 달하는 프로그램 매물이 쏟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 같은 12월 만기 효과가 증시의 상승 흐름을 꺾어놓기보다는 만기일을 전후해 일시적으로 시장의 발목을 잡는 수준에 그칠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11월 옵션만기일인 9일 프로그램 매매는 차익거래에서 오히려 1,394억원의 순매수 물량이 유입되는 등 총 2,000억원 가까운 매수 우위를 보였다. 만기일 효과로 2,000억~3,000억원의 프로그램 차익거래 매물이 쏟아져 지수에 부담을 줄 것이라던 당초 전문가들의 예상과 달리 프로그램 매매는 오히려 지수 상승에 일조한 셈이 됐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평온하게 지나간 옵션만기일에 대한 안도감보다는 12월 만기일에 대한 우려가 팽배하다. 비싼 선물을 팔고 프로그램 매매를 통해 주식을 사놓는 프로그램 매수차익잔고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9월 만기일 당시 2조원 수준이던 프로그램 매수차익잔고는 7일 현재 3조3,741억원으로 1조원 넘게 증가했다. 하지만 선물이 주식보다 훨씬 고평가되는 상태가 지속되면서 언젠가는 청산돼야 할 매수차익잔고가 청산되지 않고 계속 쌓여 마지막 만기일에 ‘몰매‘를 맞아야 하는 상황에 몰렸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전균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는 “지난 9월부터 시장 베이시스가 높아 매수차익잔고가 청산기회를 놓치고 계속 롤오버(이월)되는 바람에 투자한 입장에서는 금융비용도 상당한 부담이 되고 있다”며 “12월 만기일에 즈음해 적어도 1조원은 청산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심상범 대우증권 애널리스트는 약 2조원에 달하는 만기 폭발을 경고했다. 특히 정부의 세제개편안에 따르면 내년부터 차익거래의 상당부분을 차지하는 사모펀드에 대해 0.3%의 거래세가 부과되기 때문에 다소 손해를 보더라도 오는 12월 만기일에 차익잔고를 털어내려는 분위기가 시장에 팽배해 있다고 심 애널리스트는 설명했다. 그나마 12월 만기일 부담을 희석시킬 수 있는 요인은 연말 배당을 노린 롤오버지만 수 개월째 자금이 묶인 데 따른 부담과 배당 수준 등을 감안하면 예년처럼 배당을 노린 프로그램 장세가 펼쳐질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이로 인해 연말 증시의 상승 흐름을 바꾸진 않더라도 일시적으로 충격을 줄 수 있을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전 애널리스트는 “올해 지수 상승의 상당부분은 지난 10월 말까지 6조원에 달한 프로그램 순매수에 힘입은 것”이라며 “연말의 대규모 매도가 시장 흐름을 꺾어놓지는 않겠지만 만기일은 전후해 상승세의 발목을 잡을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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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경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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