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코리언, 아이칸 등 막대한 자금력 동원 '먹잇감' 찾아 어슬렁
| 칼 아이칸 |
|
| 커크 커코리언 |
|
“상어와 늑대가 다시 나타났다.”
적대적 인수합병(M&A) 시장에서 악명을 떨치며 ‘상어’라는 별명을 얻은 칼 아이칸이 세계 최대 미디어그룹 타임워너와 한국의 KT&G를 물었다.
또 ‘외로운 늑대’로 불리며 지난 90년대 크라이슬러 인수를 추진해 유명세를 탄 억만장자 커크 커코리언은 제너럴모터스(GM)의 주식을 매집, 회사경영을 위협하고 있다.
막대한 자본 동원력을 앞세워 저평가된 기업 주식을 대량 확보하는 방식으로 경영권과 주가 차익을 노리는 ‘기업사냥꾼’들의 활동이 다시 활발해지고 있는 것이다.
이들 기업사냥꾼들은 외형적으로는 기업지배구조 개선이나 구조조정 등으로 기업가치를 높이려는 노력을 하는 것으로 보이지만, 경영권을 위협해 높은 배당이나 인위적 주가부양을 요구하는 등 정상적인 경영활동에 치명타를 가하고 있다.
기업사냥꾼들의 목표물은 기본적으로 내부 문제를 안고 있는 기업이다. 대부분 실적부진이나 기업지배구조가 나빠 주가가 저평가돼 있는 상태다.
그러나 이것만으로 사냥꾼들의 목표물이 되지는 않는다.
부동산 등 보유자산이 많거나 구조조정을 통한 실적향상 가능성이 있어야 ‘먹잇감’으로 오르게 된다.
‘하이에나’로 불리는 윌버 로스는 죽어가는 기업들의 회사채(정크본드)를 헐값에 사들여 되팔아 돈을 버는 것으로 유명하다.
기업사냥꾼들은 목표물로 낙점한 기업을 헐값에 사들인 뒤 재포장하거나 아예 갈기갈기 쪼개 팔아치운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칼 아이칸의 압력을 받고 있는 타임워너도 출판 사업부를 프랑스의 언론그룹 라가르데르에 5억3,700만달러(약 5,000억원)에 매각하기로 했다.
타임워너의 출판사업부는 아이칸이 그동안 매각을 요구했던 사업부 중 하나라는 점에서 향후 추가적인 구조조정 계획 발표가 예상된다.
아이칸은 또 올해 초 5% 미만의 KT&G 지분을 매집하며 한국에 상륙한 후 유휴부동산 매각, 자회사 한국인삼공사 상장 등을 통한 주가부양을 요구하고 있다.
KT&G가 최근 이를 거절하자 지분을 6.59%로 늘린 뒤 경영참가 의사까지 밝힌 상태다.
기업 사냥꾼은 목표물을 한번 물면 놓지 않는 것이 특징이다.
충분한 이익을 올리기 전까지는 끈질긴 공략을 멈추지 않는다. 블룸버그통신은 세계최대의 자동차업체인 GM이 커코리언의 이사회 참여 요구를 수용, 커코리안의 대리인인 제롬 요크(67)를 이사로 지명키로 했다고 7일 보도했다.
커코리언은 지난해부터 GM의 지분을 매입, 현재 9.9%의 지분율로 4대 주주다.
커코리언은 이미 GM에게 연간 배당금을 절반으로 줄이고 임원진 급여삭감과 브랜드 감축 등 자력회생을 위한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요구한 상태다.
업계에서는 요크의 이사회 진입으로 커코리언의 경영권 개입 강도가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고 있다.
요크는 커코리언이 크라이슬러 경영권 인수를 추진할 당시 영입했던 구조조정 전문가로 앞으로 커코리언의 GM 구조조정을 지휘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