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미국 이집트 군사 지원 잠정 중단

EU도 21일 긴급회의… 국제사회 제재 본격화

미국이 이집트에 대한 군사지원을 잠정 중단하기로 했다고 CNN 등 미 언론들이 1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피의 수요일'로 불린 지난 14일 대규모 유혈사태로 1,000명 가까운 사망자를 낸 이집트 당국에 대한 국제사회의 제재가 본격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패트릭 레이히 민주당 상원의원의 데이빗 칼 대변인은 이날 미국의 이집트 군사지원 중단 소식을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미국 정부는 2013회계연도(2012년 10월~2013년 9월)에 배정된 지원액 13억달러 가운데 아직 사용하지 않은 5억8,500만달러를 지급하지 않기로 했다. 이집트 정부가 이미 대금을 치른 아파치 헬리콥터의 인도 등도 중단된다.


현행법상 미국은 특정 국가의 체제 전복을 쿠데타로 판단할 경우 군사지원을 하지 못하도록 돼 있다. 이번 이집트 사태의 경우 올해 집행이 예정됐던 금액 가운데 아직 실행되지 않은 지원을 중단하되 쿠데타 여부에 대한 판단은 외부에 공개하지 않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슬람세력의 확장을 막기 위한 방편으로 군사지원은 계속돼야 한다'는 실리적 이해와 '쿠데타 세력에 대한 지원은 중단돼야 한다'는 대의명분 사이에서 고민을 거듭해온 미국이 절충점을 찾았다는 분석이다.

유럽연합(EU) 28개국도 21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긴급회의를 열어 이집트 사태와 관련한 대응책을 논의할 예정이다.


한편 이집트 군부에 반대해 시위를 주도해온 무슬림형제단의 최고지도자가 같은 날 군경에 체포됐다. 외신에 따르면 무함마드 바디에 무슬림형제단 의장은 20일(현지시간) 카이로 북부에 위치한 나스르시티 라바광장 인근의 한 아파트에서 붙잡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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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집트 보안당국은 최근 그의 은신처에 대한 정보를 입수, 이날 이른 새벽 체포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이집트 내무부는 페이스북에 군인 2명에게 호송되고 있는 바디에 의장의 사진을 올리면서 "필요한 법적 절차를 밟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슬람 근본주의 세력인 무슬림형제단은 '피의 수요일'로 명명된 14일의 대규모 유혈사태를 유발한 현 이집트 군부에 반대하며 무함마드 무르시 전 대통령을 지원해왔으며 바디에 의장은 무슬림형제단의 영적 지도자로 불린다.

유병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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