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채권단-GM "이해일치" 접점 찾아

■ 대우車매각 타결 대우자동차가 매각 협상 9개월만에 팔린다. 살 곳은 대우차의 30년 동반자인 미국 GM. 매각 가격은 지난해 포드에 팔기로 했던 70억달러의 7분의1 수준, '울며 겨자먹기식' 매각이다. 협상의 최대 관건이었던 부평공장은 결국 양측이 꽃놀이패를 선택하는 선에서 결말났다. GM으로선 인수가액을 최소화하면서 회사를 일정기간 꾸려본뒤 인수 여부를 결정하는 선택을, 정부로선 골칫거리를 해결할 시간을 미래 과제로 돌리는 절묘한(?) 해법을 도출한 것이다. ◇승산없던 벼랑끝 협상= 매각 협상 도중에 만난 한국측 고위 관계자는 "(돈을) 덤으로 얹어줘서라도 팔아야할 입장"이라고 말했다. 거시경제 침체 속에서 경기부양책이 약발을 먹기 위해선 구조조정이 필수고, 그 핵심엔 대우차가 자리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채권단 부담이 한없이 늘어나고, 거듭된 손실로 껍데기뿐인 회사로 전락한 터, 여기에 팔 대상도 전무한 상황에서 GM은 유일한 선택 대상이었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매각 타결 협상을 사흘 앞둔 18일 "대우차 매각은 현 정부의 최대의 짐이자 과제"였다며 "헐값 매각으로 국민 앞에 단죄를 받더라도 불가피한 선택"이었다고 강변했다. 그는 이어 "미국 테러 사건으로 외국 투자자금의 유출이 우려되는 상황에서 대우차 매각을 통한 국가 신인도 제고로 외국 자본의 물꼬를 우리 시장으로 돌릴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기대했다. ◇회사는 팔았는데 거머쥔 돈은 없어= 매각으로 채권단이 챙길 현금은 거의 없다. GM은 신설법인을 만들어 대우차 기존 법인의 자산을 인수하는 방식으로 회사를 사들였다. 신설법인 자본금은 18억달러 안팎인 것으로 알려졌다. 신설법인에 GM은 66%, 채권단은 34%의 지분을 각각 갖게 된다. GM은 대우차를 11억달러 정도, 한국돈으로 1조4,000억원 안팎에 사들인다. 이 돈은 고스란이 신설법인으로 들어간다. 대부분 현금이 아닌 주식으로 지급된다. 방식은 복잡하다. GM이 신설법인 지분을 갖기 위해 들일 돈은 최대 7억달러에 이를 전망이다. 채권단은 받은 11억달러중 3억5,000만달러는 지분 매입용으로, 7억5,000만달러는 우선주 매입을 통해 신설법인의 현금흐름에 충당한다. 우선주 부분이 줄어들고, 남은 부분은 신설법인이 부채로 떠안을 가능성도 있다. ◇부평공장은 꽃놀이패= 부평공장을 제외하고 인수대상의 범위를 정하는데는 양측이 큰 이견을 보이지 않았다. 국내에선 군산ㆍ창원공장이 인수대상에 들어갔다. 대우통신 보령 트랜스미션공장과 대우자판 공장은 제외됐다. 해외에선 판매법인이 모두 인수대상에 포함됐고, 생산법인중에선 이집트 등 2~3개 지역 공장이 포함됐다. 매각협상의 최대 관건이었던 부평공장은 결국 '조건부 인수', 즉 일정기간(6년)GM이 위탁 경영한후 회사가 정상화한후 인수 여부를 결정키로 했다. 매그너스ㆍ라노스ㆍ레간자 등 부평에서 생산되는 차는 GM이 대신 팔아준다. 부평공장 직원들도 당분간은 고용이 유지되지만, 위탁경영 동안 2~3차례는 정리해고가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 채권단 관계자는 "부평공장의 설비가 노후화됐지만, 거점으로서의 중요성을 감안할 때 결국엔 GM이 가져갈 것"이라고 자신했다. ◇가격 더 낮아질 가능성도= 양해각서(MOU)는 말그대로 구속력이 없는 서로간 약속에 불과하다. 양측은 2~3개월안에 본계약을 체결한다. 물론 깨질 가능성은 거의 없다. 그러나 매각가격은 더 낮아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GM이 수개월간에 걸쳐 예비실사를 벌였기 때문에 추가 부실이 나올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채권단은 자신한다. 그러나 앞으로 2~3개월여게 걸쳐 채권단이 제시한 부채 상황, 자산상태, 재무제표 등을 GM이 최종 점검하는 과정에서 숨겨진 부실이 나올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정부 관계자는 "추가 부실이 나오더라도 500억원 이상은 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영기기자 최윤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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