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체첸사태 국제현안 재부각

푸틴대통령 행보 걸림돌, 향후 정치적 파장 클 듯 전세계에 충격을 몰고 온 체첸 반군의 모스크바의 인질극은 나흘만에 완전 진압이 이뤄졌음에도 불구하고 향후 큰 정치적 파장이 예상되고 있다. 러시아의 고질적 문제인 체첸 사태가 이번 사건을 계기로 새 국면에 진입한 것은 물론, 집권 3년 동안 탄탄한 기반을 쌓아 온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행보에 큰 걸림돌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연방보안국은 이번 인질극을 일으킨 체첸 반군과 모스크바 주재 일부 외국 대사관, 외국 조직간 연계를 지목하고 나서, 러시아를 둘러싼 국제 정세에도 불안 기류가 흐르고 있다. 일부에선 인질범들과 알 카에다 연계설도 제기되는 등 파란의 조짐이 더해가는 상황이다. 모스크바의 돔 꿀뜨르이 오페라 극장에서 700여명의 민간인들을 잡고 나흘동안 계속된 인질극은 26일 오전 6시 넘어 (현지시간) 러시아 특수부대의 전격 작전으로 진압됐다. 하지만 인질 90명과 인질범 50명 등 총 140명 가량의 인명 피해를 낸 이번 사태는 미국의 대이라크 전쟁과 북한의 핵개발 등 굵직한 현안들에 가려진 체첸 문제를 단번에 국제 사회 최대의 이슈로 부각시켰다. 상대적인 강국 러시아의 그늘에 가려 국제사회의 역학 구도에서 줄곧 희생을 강요당한 체첸 문제가 더이상 방치될 수 없는 심각한 문제라는 경종을 국제사회에 울린 셈. 러시아 내무부도 대규모 인명 피해에 대한 비난을 의식, 인질극 진압 후 체첸에서 더 이상 대규모 군사작전을 벌이지 않겠다는 계획을 밝혀 향후 대(對) 체첸 정책에서 큰 폭의 궤도 수정을 예고했다. 한편 이번 사태로 반전 의식이 고조되는 한편 진압 과정에서 야기된 막대한 인명피해와 진압에 사용된 정체불명의 가스가 논란 대상으로 떠오르면서, 푸틴 대통령의 지지기반이 흔들릴 가능성도 점쳐지는 등 러시아는 앞으로도 인질극의 `악몽`을 떨치기 어려울 전망이다. 신경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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