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외신을 탓하기에 앞서(사설)

정부는 최근 일부 외국언론들이 한국의 경제상황을 과장 왜곡보도하고 있는데 대해 강력히 대응키로 했다. 강력한 대처에는 반박, 항의, 해명요구와 함께 법적대응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안정을 찾아가던 증권 외환시장이 다시 불안해진 이유가 일부 외국신문 통신의 허위 과장보도 때문이라는 분석에 따른 것이다. 과거에도 한국경제에 대한 비판적 부정적 시각의 보도가 없었던 건 아니다. 하지만 그때는 충고로 받아들일만 했고 경제 파급영향은 크지 않았다. 그러나 요즘은 국경없는 세계화시대에서 과장되거나 왜곡된 보도는 큰 영향을 미치게 마련이다. 특히 최근의 외신보도는 비판적 차원을 넘어 근거없는 허위 추측에 과장되어 있고 악성루머까지 확인없이 보도했다. 악의로 해석되는 대목이 없지 않다. 유감이 아닐 수 없다. 그로 인해 그렇지 않아도 불안한 한국경제가 악 영향을 받고 있다. 대외신뢰도 추락을 촉진, 외화차입난을 가중시키고 외국투자가의 불안감을 부추겨 외자유출을 가속시킨 것이다. 안정되어가던 주가폭락 환율폭등에 대한 재발의 원인으로 작용했다. 정부가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것은 적절하고 당연하다. 외신의 과장 왜곡 보다는 사실보도의 원칙에 어긋나는 것이어서 정도가 아니다. 확인을 거치지 않은 추측보도나 악성루머의 거침없는 보도는 정당하지도 않다. 재발을 방지하기 위해서도 신중하고 당당하게 대처해야 할 것이다. 그러나 외신보도를 탓하기에 앞서 자성해야 할 부분이 없지 않다. 왜 그들의 반한적 보도의 대상이 되었는지, 그 같은 보도에 한국경제가 휘말리게 되었는지 되돌아보고 대책을 마련하지 않으면 안된다. 정부가 뒤늦게 해명에 나섰지만 위기 대책에 실기했듯이 외국에 한국경제의 실상을 정확히 알리는데도 실기했다. 사전에 국가 차원의 경제설명회가 거의 없었고 사후에야 서두르고 있는 것이다. 소잃고 외양간 고치는 꼴이다. 더욱이 악의에 찬 보도가 나돌만큼 얕보이고 외풍에 흔들릴 만큼 체질이 허약해졌는지 진단해봐야 할 일이다. 원인의 한 가닥은 나라안에 있었기 때문이다. 경제위기로 연결된 증권 외환시장의 불안, 정부의 실책·실기·실효가 빚은 결과다. 금융시장 혼란이 계속되고 있는데도 정부의 강력한 안정의지나 비전을 찾아볼 수 없다. 불신으로 나타날 수밖에 없어 불안감이 확산됐다. 그 틈새를 외신이 비집고 들어온 것이다. 추측과 과장이 오해를 불러들인 셈이다. 모두 「제 하기 나름」일 것이다. 경제 실상을 대외에 알리고 위기대책에 실기하지 않았다면 뒤늦게 곤욕을 치르지 않아도 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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