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소니-삼성전자 밀월관계 끝나나

소니, 샤프서도 LCD패널 조달 검토


일본 소니가 LCD 패널 공급선을 다변화하는 등 삼성전자와의 오랜 밀월관계를 청산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는 최근 삼성전자가 특검사태 등으로 사실상 경영공백 상태에 빠진 틈을 타 일본 기업들이 TV 시장의 맹주 자리를 되찾기 위한 전략으로 해석된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소니가 TV용 액정패널을 샤프로부터도 조달하는 방안을 최종 검토하고 있다”고 24일 전했다. 소니는 그동안 삼성전자와의 합작사인 S-LCD를 통해 패널을 주로 구입해왔다. 이 신문은 또 소니가 LCD TV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보고 삼성전자 이외에도 샤프와 패널 공급계약을 추진 중이며 이르면 오는 4월부터 구매가 시작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일단 올해 샤프 가메야마 공장에서 생산하는 40인치대 패널을 공급받고 내년 이후에는 사카이에 짓고 있는 신공장에서 50인치대 이상의 패널을 조달받을 것으로 보인다. 소니가 LCD 패널 조달채널을 다양화하는 것은 우선 안정적인 패널수급과 가격협상 경쟁력 확보를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LCD TV 시장의 성장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시장전망 속에서 한두개 회사에서만 LCD 패널을 공급받으면 늘어나는 시장수요에 적절히 대응하기 힘들 뿐더러 가격협상력도 떨어지기 때문이다. 지난 2003년부터 S-LCD를 통해 소니와 공고한 관계를 구축해왔던 삼성전자는 충격에 휩싸였다. LCD 패널 분야에서는 ‘우군’이라 믿었던 소니가 특검 등으로 투자계획 등을 확정하지 못하고 있는 시점에 이처럼 본격적인 거리두기에 나서자 적잖이 당황하는 모습이다. 삼성전자는 겉으로는 “소니가 8세대 LCD 패널 생산을 위해 이미 삼성전자와 공동으로 투자를 했기 때문에 S-LCD로부터의 구매량을 줄이지는 않을 것”이라며 애써 의미를 축소하면서도 다른 협력회사의 도미노 이탈로 이어지지 않을까 전전긍긍하는 모습이다. 업계에서는 소니의 결정은 두 가지 노림수가 있다고 진단하고 있다. 단기적으로는 소니가 특검으로 정상적인 경영이 힘든 삼성전자의 약점을 파고들어 세계 TV 시장 1위를 회복, 장기적으로는 일본 내에서 ‘공공의 적’으로 통하는 삼성전자와 손잡았던 과거를 청산하고 새로운 일본 연합을 구축하려는 의도가 깔려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현재 소니는 삼성전자와의 S-LCD의 8-2라인 증설투자에 소극적으로 나서고 있어 삼성전자가 단독투자를 진행하고 있는 상황이다. 또한 일본의 TV 관련 업계는 최근 마쓰시타ㆍ히타치ㆍ캐논 등 3사가 연합하기로 하고, 샤프와 도시바도 손을 잡는 등 ‘타도 한국’을 외치며 연대를 강화하고 있는 추세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소니가 투자타이밍이 중요한 LCD 산업에서 사실상 경영공백 상태에 방치된 삼성전자를 미래 파트너로 끌고 가기에는 리스크가 크다고 판단한 것 같다”며 “일본기업들 간의 강력한 결집력을 활용해 이참에 한국을 타도하려는 저의가 깔려 있다”고 말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