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 금융

[러.중 금융경색] 현지진출 국내기업 '자금 SOS'

최근 중국의 위안(元)화 평가절하 움직임과 러시아 외환위기 등으로 현지의 금융경색이 심화되는 바람에 중국 및 러시아에 진출한 국내기업들의 무역거래를 위한 운전자금 확보에 비상이 걸렸다.26일 무역협회 및 관련업계에 따르면 중국 현지에 진출한 국내기업들의 대부분은 최근 중국 위안화의 평가절하 가능성이 불거지면서 현지 금융기관을 활용하는 데 심각한 곤란을 겪고 있다. 이로 인해 중국에 진출한 국내기업들의 최근 공장 가동률은 국제통화기금(IMF) 사태 이전의 정상적인 수준을 기준으로 평균 60~70%선까지 떨어졌으며 휴·폐업에 들어간 기업도 잇따라 나타나고 있다. 특히 중국 현지 금융기관들은 우리 기업들에 대해 일부 우량 대기업을 제외하고는 운전자금의 신규대출 지원을 전면 거부하고 있으며 기존의 대출금에 대해서도 대대적인 회수작업에 들어가 국내 기업들의 자금난을 더욱 악화시키고 있다. 최근 중국 현지를 방문하고 돌아온 박진달(朴鎭達) 무역협회 IMF대책팀 차장은 『청도외상투자기업협회(청도지역에 진출한 우리 기업들의 협의체)가 최근의 사태와 관련, 현지 금융기관을 대상으로 무역신용장 등을 원활하게 개설해줄 것 등을 요청했지만 중국 금융기관은 물론 외국계 금융기관으로부터도 냉담한 반응을 얻었다』고 전했다. 朴차장은 『현지 금융기관들, 특히 중국 금융기관들은 오히려 국내기업들에 제공한 대출금을 단계적으로 회수하고 있다』며 『이 때문에 일부 기업들은 조업을 단축하거나 생산라인 일부의 가동을 중지시키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 및 러시아에 진출한 우리 기업들이 이처럼 현지 금융기관으로부터 홀대를 받는 것은 IMF 이후 한국의 국가신인도가 상향 조정되고는 있으나 현지에서는 한국의 국가이미지가 여전히 회복되지 못했고 현지 금융기관들이 심각한 경영부실에 직면해 외국의 중소기업들에까지 대출을 지원해줄 여유가 없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이밖에 최근 중국 위안화의 평가절하 가능성이 거론되면서 현지 금융기관들이 정상적인 금융업무를 중단한 채 사태를 관망하는 것도 주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김형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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