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내칼럼

[기자의 눈] 허울 뿐인 산단공 일자리 매칭

"산업단지 내 구인ㆍ구직 정보의 허브 기능을 하겠습니다."→"관리 인원이 부족해 '아직'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습니다."

1년도 안돼 당초 큰소리는 사라지고 변명만 무성하다. 올 2월 한국산업단지공단에서 시작한 온라인 상시 채용시스템 '드림잡고' 얘기다. "관리 부실로 제 효과를 못 내고 있지 않느냐"는 기자의 비판에 돌아온 답변은 그저 "아직"이었다.

중소기업 현장 취재를 다니며 "사람을 뽑고 싶어도 오겠다는 사람이 없다" "중소기업에 취직하고 싶어도 정보가 없다"는 호소를 수없이 듣고 있다. 하지만 산업단지 내 일자리 미스매칭 현상과 청년 구직 문제를 해결하겠다며 요란하게 출범한 산단공의 드림잡고는 깡통 페이지로 한 해를 마감하고 있다.


당시 산단공은 "청년들이 산업단지 내 중소기업으로 취업할 수 있도록 돕고 기존 오프라인 채용박람회를 온라인과 함께 효율적으로 추진하겠다"며 개설 취지를 밝혔다. 그러나 구직자가 이곳에서 얻을 수 있는 정보는 채용인원, 접수마감 기간 정도에 불과하다. 회사특징ㆍ급여수준ㆍ취업우대 사항 등 산단공이 정보를 입력해야 하는 공간은 채워지지 않고 거의 텅 비어 있다. 이렇게 엉터리이다 보니 드림잡고를 찾는 사람은 극히 드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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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은 시작부터 삐걱거렸다. 준비 미흡으로 당초 계획보다 뒤늦게 운영을 시작한 드림잡고는 지금까지 겨우 '고용우수기업' 475개를 나열하는 데 그쳤다.

그마저도 고용인원이 10만명이 넘는 삼성전자와 대졸초임 연봉이 5,500만원이 넘는다고 표시된 현대자동차 등도 함께 올라와 있다. 굳이 산단공까지 나서서 알릴 필요가 없는 굴지의 대기업들이다. 반면 '매출우수기업' '품질우수기업' 카테고리는 여태껏 단 한 개 기업도 업데이트되지 않은 채 방치돼 있다.

중소기업인들은 "노후 산업단지를 리모델링해서라도 일자리 문제를 해소하자고 하는 마당에 이런 모습을 보면 씁쓸함을 감출 수 없다"고 혀를 끌끌 차고 있다. 차라리 드림잡고를 없애 국민 세금이나 축내지 않았으면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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